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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이라는 비아냥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무선 이어폰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애플 에어팟의 위세는 계속될까. 3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애플의 에어팟 프로가 전세계 정보통신(IT) 기기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에어팟 프로에 새롭게 탑재된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대한 고객 만족도에 따라, 무선 이어폰 각축전의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더버지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출시되는 에어팟 프로의 사전 사용 후기를 앞다퉈 전하며 신기능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더버지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 소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밝혔으며 비즈니스인사이더 역시 “출퇴근 시간이나 복잡한 사무실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에어팟 프로에 탑재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란 이용자 귀에 전달되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의 한 종류로, 소음으로 소음을 잡는 개념이다. 다만 실제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폰의 외부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소음을 수집한 후 이에 상충되는 소음을 이용자가 인식하기 어렵게 귓속으로 전달해 상쇄시키는 방식이다.

에어팟 프로는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무선 이어폰 가운데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것은 소니 'WF-1000XM3' 정도다. 크기가 작은 이어폰에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도입하는 데는 많은 기술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에어팟 프로는 무선 이어폰 시장의 개척자로서 쌓아온 신뢰도와 사용자 경험의 축적, 그리고 국내에서도 두터운 애플의 ‘충성 고객층’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노이즈캔슬링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018년 전 세계에서 팔린 무선 이어폰 4,600만대 중에 애플의 에어팟이 3,500만대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16년 출시 초기만 해도 외관을 지칭해 ‘콩나물’ ‘전동 칫솔 브러시’ 등의 조롱이 잇따랐지만 단숨에 새로운 세계시장을 구축한 동시에 제패한 것이다. 아이폰의 판매 부진을 에어팟이 감당한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앞서 출시된 에어팟 2세대와 프로 모델에 힘입어 올해에만 6,000만대 이상의 에어팟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성공 신화에 자극을 받은 글로벌 IT 기업이 잇달아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에어팟 프로를 필두로 한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구글은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한 픽셀 버즈를, 마이크로소프트는 파워포인트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과 직접 연동되는 서피스 이어버즈, 아마존은 세계 최정상급 AI 비서 ‘알렉사’ 기능이 탑재된 ‘에코 버드’ 등을 내놓고 있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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