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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을 안고 발을 들여놓았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곳은 꿈을 잃게 만드는 곳이었나 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간판’ 역할을 해오던 정치 신인들이 그렇게 하나 둘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좀비한테 물린 것 같은 느낌이다. 손이라도 자르면 물린 독이 거기서 끝이 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싶었다.)”

내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심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좀비, 독에 비유하며 불출마 이유로 꼽은 것은 그가 지난 3년 5개월여간 몸 담았던 국회에 만연한 ‘위악’과 ‘위선’이었다.

표 의원은 토론을 통해 타협ㆍ합의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상대방을 공격하는 우리 정당 정치의 습성을 지적하면서 “(정치인들이 뒤에서는) 손 잡고 하하거리고 앞에서는 서로 얼굴 밝히고 소리 지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출마 선언 철회는) 절대로 없다”며 못 박았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적나라하게 드러난 여의도 정치의 수준을 민주당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의원직을 걸고 나선 것은 표 의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먼저 불출마 선언을 했던 이철희 민주당 의원 또한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그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다”며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고,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 즈음, 역시 초선 의원인 박주민 최고위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생산적으로 뭔가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이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과연 이들의 목소리가 정치판의 좀비들을 제거해낼 수 있을까. 이날 표 의원과 이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당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을 마친 후 이 의원은 “우리당이 쇄신ㆍ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고, 2030 세대 젊은 층의 호응을 더 받는 정당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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