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기성폐기물 관리 왜 중요한가

입력
2019.10.24 04:40
29면
생물에서 유래한 썩기 쉬운 유기물질로 이루어진 폐기물인 '유기성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기성폐기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생물에서 유래한 썩기 쉬운 유기물질로 이루어진 폐기물인 '유기성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기성폐기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음식물 관리하기 가장 힘든 계절인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다가오는 김장철에는 부피 큰 채소류 쓰레기가 많이 발생하므로, 부피를 줄여 분리 배출하는 등 지혜로운 식품 소비가 중요해진다.

‘유기성폐기물’은 생물에서 유래한 썩기 쉬운 유기물질로 이뤄진 폐기물이다. 음식물쓰레기, 가축분뇨, 동ㆍ식물성 잔재물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태우거나 땅에 묻는 대상으로만 인식됐지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를 순환해야 하는 자원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우세해졌다. 특히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유기성폐기물을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안전하게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유기성폐기물의 대표주자인 음식물쓰레기는 재활용 비율이 90%를 웃돈다. 사료, 비료(퇴비),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재활용되는데 동물의 사료나 농업용 비료(퇴비)가 대부분이다. 음식물쓰레기는 주로 가정이나 식당, 학교ㆍ군부대ㆍ기업체 등지의 집단급식소에서 배출되며, 먹고 남은 음식물(30%) 뿐만 아니라 식재료 유통ㆍ조리과정의 쓰레기(57%), 보관폐기 식재료(9%), 먹지 않은 음식물(4%) 등으로 구성된다.

배출원에 따라 발생량과 성상, 부패정도 및 이물질 혼입 등 위생관리 상태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분치 않고 혼합해서 처리한 후 재활용되다 보니, 사료나 비료를 통해 가축전염병이 감염되거나 토양, 수질오염이 우려되어 사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업무도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나뉘어져 유기성폐기물의 처리방법이나 재활용 기준, 사용용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유기성폐기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유기성폐기물 관리시스템 개선과 관련, 정부는 다음 세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처리방법을 다양하게 하고 시설의 규모화로 지역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관리체계로 전환하려 한다. 가축전염병의 감염 우려가 크고 악취, 해충 등 위생관리에 취약한 기존의 소규모 습식처리시설을 지양하고, 위생적이고 규모화 된 공공처리시설의 확충을 통해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유기성폐기물을 원료로 미생물 분해과정을 거쳐 가스를 생성하는 통합바이오가스화는 음식물쓰레기, 가축분뇨, 하수찌꺼기 등을 통합하여 처리함으로써, 소화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생산량도 증대시켜 운영비용을 줄이고 인근 지역에 전기나 열도 공급할 수 있다.

둘째, 배출원별 성상, 배출량, 관리상태 등을 고려하여 재활용 용도에 적합하도록 관리체계를 개선한다. 특히,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 되는 경우에는 수요에 부합하는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출원을 별도로 구분해 배출부터 수거ㆍ운반 및 생산된 재활용 제품까지 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단계별 관리기준 및 품질기준 등을 설정하여 철저히 관리함으로써, 자원화 정책의 신뢰성, 투명성 그리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식품의 제조나 유통ㆍ소비 과정에서 버려지는 유기성폐기물의 원천적인 감량을 위해 현명한 소비습관과 음식물 줄이기 실천 등 환경친화적 생활문화를 확산하는 것이다. 유럽연합,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식품폐기물 발생억제를 위해 식품폐기물 삭감량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와 실천을 유도한다. 아울러, 집단급식소나 대형 음식점 등에서는 음식물 처리기기(감량기)를 이용해 위생적으로 발생지 처리를 도모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및 보급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환경부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과정의 국민 불편을 줄이고, 적정한 처리와 위생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통한 자원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기성폐기물 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자원순환과 위생을 고려한 새로운 유기성폐기물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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