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송정중 폐교 없던 일로”

입력
2019.10.22 15:17
수정
2019.10.22 20:2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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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송정중 통폐합을 반대하는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8월 송정중 통폐합을 반대하는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강서구 송정중 통폐합 계획을 최종 취소하기로 했다. 폐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인데다 서울시교육청의 대표 정책인 ‘혁신학교’와도 배치된다는 판단에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입장문을 내고 그 동안 갈등에 대해 사과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강서구 마곡동 (가칭) 마곡2중을 신설하면서 추진한 송정중 통폐합 계획을 취소하고 송정중을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유지한다고 22일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통폐합 사실을 알리는 행정예고 결과 교육청에 의견서를 제출한 총 1만4,885명 중 반대 의견이 87.8%(1만3,075명)에 달했다. 서울시교육청 측은 이날 “학부모와 학생 의사를 최대한 고려해 (통폐합 취소를)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16년 마곡2중 신설을 위해 인근 송정중과 공진중, 염강초를 폐교하기로 결정했다. 학교를 신설하기 위해선 기존의 작은 학교들을 통폐합하라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세 학교를 통폐합 대상으로 선정한 뒤 교육부에서 204억원가량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폐교를 불과 1년 앞둔 올해 초 이미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선정된 점, 전교생이 450명에 달해 ‘소규모 학교’(300명 이하) 기준에도 포함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통폐합을 반대해 왔다. 통폐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며 지난 8월 말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송정중이 유지돼도 현재 1, 2학년 재학생 중 희망학생에 한해 마곡2중 전학도 허용하기로 했다. 마곡2중 신설에 따른 승인 조건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교육부에서 받은 204억에 대한 처리 방안은 다시 협의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그 간의 갈등상황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히며 “(통폐합 결정은) 혁신미래자치학교를 확대하려는 저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었다”고 인정하고, “이번 결정으로 재정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중지키기 공동대책위 측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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