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물가도 줄줄이 마이너스… 최악 거시지표, 연말엔 반등할까

입력
2019.10.22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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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20일 수출 -19.5%…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 가능성 

 연말 기저효과로 반등 기대에 “대내외 여건 개선 없인 무의미” 

소비자물가. 그래픽=신동준 기자
소비자물가. 그래픽=신동준 기자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5%나 감소하며, 10월 수출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이달 계속 마이너스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역대급 부진에 빠진 주요 거시경제 지표들이 연말쯤엔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다소 회복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내외 여건 개선 없이는 소폭의 지표 상승은 무의미하다는 경계감도 높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수출(268억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19.5%(65억달러)나 쪼그라들었다. 감소폭이 워낙 커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보여 온 수출은 이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유력한 상태다.

수출 감소는 작년보다 28.8% 급감한 반도체 감소가 이끌었다. 승용차(-6.5%), 석유제품(-38.4%), 선박(-8.4%) 등도 감소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27년 만에 가장 낮은 3분기 성장률(전년대비 6.0%)을 기록한 경기부진으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우리의 대중 수출도 20.2%나 감소했다.

수입 역시 254억달러로 작년보다 20.1%(63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누적으로도 수입은 5.8% 줄었다. 수입이 쪼그라들었다는 점은 그만큼 국내 소비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물가도 0%대에서 허우적거리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가 높았던 영향에다 고교 3학년 무상교육 등 정책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낮아진 측면도 있지만, 경기 위축에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는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주요 지표들이 동시다발로 마이너스 행진을 벌이는 데 대해 정부는 “연말부터는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9만7,000명에 불과했던 취업자 수가 올해는 작년과 비교하는 기저효과로 9월까지 월평균 26만명까지 증가한 것처럼 수출과 물가도 연말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달 20일까지의 수출 급감은 지난해 10월 22.5% 증가 상황과 비교한 영향이 적지 않다. 9월 마이너스 물가 역시 1년 전 2.1% 상승의 대비 효과가 크다. 때문에 지난해 12월 각각 -1.7%와 1.3%를 기록한 수출과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올해 12월에는 이 지표들이 다소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고, 내년에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저효과에 기댄 반등은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표가 감소한 뒤 어느정도 오르는 기저효과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 가격이 최근 다시 떨어지는데다, 중국 경기가 악화하고 있어 본격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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