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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10이 다른 사람 지문으로도 잠금 해제돼요.”

지난 13일 영국의 한 언론사에 전해진 제보 내용이 지구 반대편 한국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영국 언론 ‘더 선’을 비롯한 외신들은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에 실리콘케이스를 덮었을 때 등록된 지문이 아니어도 잠금이 해제되는 사례를 보도했다. 두 모델은 화면 전면 스크린에 초음파 지문인식 기술을 활용, 액정 화면에 지문을 대면 잠금이 해제되는 최신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지문인식은 삼성페이나 각종 금융 결제 과정의 주요 본인 확인 수단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적 생체 보안 기능. 등록 지문 외에 다른 지문이나 물건으로 스마트폰 잠금이 해제된다면 이용자 불편은 물론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

한국일보는 외신을 비롯한 IT 전문 유튜버 등이 제기하고 있는 실제 오류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18일 직접 실험을 진행해 봤다. 한국일보 PD와 기자가 실제 사용중인 노트10 및 S10 5G 모델 각 1대와 인근 상점에서 구입한 5개의 실리콘 케이스를 이용했다. 각 스마트폰 제품 출고 당시부터 부착돼 있던 필름 위에 그대로 실리콘 케이스를 덮어 지문 인식 기능을 시험했다.

실험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진행했다. 가장 먼저 검증을 시도한 부분은 과연 실제 등록된 지문이 아니어도 실리콘 케이스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지문으로도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그 결과 실험에 사용한 노트10 및 S10 기기 모두 5개의 실리콘 케이스를 번갈아 덮은 후 다른 지문으로 잠금 해제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사전에 정상적으로 등록한 지문에만 잠금이 해제됐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는 실리콘 케이스를 덮어 씌웠을 때 등록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지문은 물론 손가락이 아닌 다른 물건을 갖다 대도 잠금이 해제되는 장면을 촬영한 다수의 동영상이 유통되고 있다. 출고된 기기마다 초음파 지문인식 기능 작동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S10과 노트10에 실리콘 케이스를 덮은 상태에서 손가락을 눌러도 지문이 정상적으로 등록되는지, 이 경우 다른 지문에도 잠금이 해제가 되는지를 살펴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2대의 스마트폰 모두 특정 실리콘 케이스를 덮은 채로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지문 등록이 가능 했다. 5개 중 3개 제품이 실리콘 케이스를 덮은 채로 등록이 가능했고 2개는 지문 등록이 되지 않았다. 특히 지문 등록이 된 두 스마트폰은 해당 실리콘 케이스를 두고 누르기만 하면 지문 등록을 할 때 사용한 손가락이 아닌 다른 손가락으로도 잠금 해제가 가능했다. 반면 실리콘 케이스 없이, 원래 등록할 때 사용했던 손가락 지문을 갖다 댔을 때는 잠금이 풀리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초음파 방식으로 지문을 인식하는 S10과 노트10 스마트폰이 특정 실리콘 케이스의 표면을 사람의 지문처럼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인식 오류 현상은 스마트폰 본체가 케이스와 달라붙는 유막 현상을 줄이기 위해 새긴 패턴, 즉 유막방지 도트(Dot) 처리가 된 실리콘 케이스 제품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생활에서 실리콘 케이스를 덮은 채 지문을 등록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S10과 노트10 모델이 사람의 지문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로, 기능 자체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S10 모델을 공개하면서 “초음파식 지문 인식 센서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지문 인식 센서의 오류를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문제는 전면커버를 사용하시는 경우 일부 커버의 돌기패턴이 지문으로 인식되어 잠금이 풀리는 오류”라며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오류 발생 대상 모델은 발생하는 모델은 갤럭시 노트10ㆍ10+, S10ㆍS10+ㆍS10+ 5G 등 5종이다. 아울러 지문인식 오류를 방지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전까지는 전면커버를 사용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하면서 “다음 주 초까지 문제를 해결할 소프트웨어 패치를 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김영주 인턴PD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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