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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 문서를 받고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류 부총리와의 만남 직후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과 관련한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15개월 간 무역 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미국과 중국이 ‘스몰딜(부분 합의)’을 이뤄 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 양국이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고 AP와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 통화, 일부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다루는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측은 무역전쟁 종결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2017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강제기술이전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뒤 지난해 7월 이에 대한 조치 및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중국에 부과하고 중국이 맞대응, 무역 전쟁이 촉발된 지 15개월만에 일단 제한적 합의 형태로 ‘휴전’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15일부터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방침을 보류, 관세율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신 중국은 400억달러에서 5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는 아직 서면으로 돼 있지 않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남겨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12월부터 시행될 관세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협상 결과와 관련, “우리는 주요 문제들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있지만 할 일이 더 많이 있다”며 추가 협상을 예고했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던 조치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지 여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8월 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무역 갈등이 환율 문제로까지 번졌다.

앞서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미 대표단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10일부터 이틀 간 협상을 벌였다. 협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류 부총리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류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미중 양국이 서로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팀이 부분적 합의를 이뤄 낸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9.92포인트(1.21%) 급등한 2만6816.5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2.14포인트(1.09%) 오른 2970.2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6.26포인트(1.34%) 뛴 8057.04에 마감했다.

다만 외신들은 일단 긍정적인 협상 결과가 도출됐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난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제한적인 합의로 일부 단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논쟁 거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미국의 주요 목표는 지식재산권 도용, 기술이전 강요, 중국의 자국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불만 등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이슈는 이번 협정의 일부가 아니며 별도의 절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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