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리더스] 책장도 뚝딱뚝딱… 전국 곳곳 도서관 지어주는 한화건설

입력
2019.10.13 18: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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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임직원들이 포레나 도서관 조성을 위해 책장을 만들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포레나 도서관 조성을 위해 책장을 만들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제주시 연북로에 위치한 청년취업창업지원 교육센터 ‘제주더큰내일센터’의 김종현 센터장은 센터 4층에만 가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10~30대 청년 미취업자에게 생활 지원 및 교육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문을 연 이곳에 아기자기한 도서관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취업 스트레스에 지친 청년들은 종종 이곳에서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김 센터장은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인문학, 자기개발 도서를 많이 지원받았다”며 “조성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말했다.

센터 4층 로비에 자리잡은 이 도서관의 정체는 ‘포레나(FORENA) 도서관’ 87호점. 한화건설이 2011년 시작한 사회복지시설 도서관 조성사업의 일환이다. 한화건설은 복지관이나 청년센터 등에서 설치 문의를 받아 쓰임이 모호한 유휴공간이나 밋밋한 휴게실을 작고 예쁜 도서관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다. △기존 공간 철거 △책장 설치 및 도서 정리 △사후 정리 등 3단계로 구성된 조성 작업에 참여하는 건 임직원 100여명이다. 직접 드라이버를 이용해 책장을 만드는 건 물론, 마루를 깔거나 도배 작업도 적극 지원한다.

2011년 3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그린내’에 1호점 문을 연 포레나 도서관은 이미 전국 방방곳곳에 퍼져 있다. 서울 동작구 남부 장애인종합복지관, 부산 당감종합사회복지관, 전남 여주시 지체장애인 생활시설 ‘동백원’, 대전 변동 해바라기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처음엔 주로 서울 시내 장애인복지관에 도서관을 조성했지만 최근엔 다문화시설, 아동시설, 청년취업센터 등으로 대상도 확대했다.

지난 9월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제주 청년취업창업지원센터 제주더큰내일센터 도서관 조성 작업에 참여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지난 9월 한화건설 임직원들이 제주 청년취업창업지원센터 제주더큰내일센터 도서관 조성 작업에 참여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포레나 도서관은 취약계층에 가깝고도 편안한 독서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서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게 한화건설 측 설명이다. 조성 사업이 9년째에 접어들면서 최근엔 설치 문의가 크게 늘어날 정도로 호응도 좋다. 한화건설은 올해 안에 90호점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100호점을 개관할 계획이다. 도서관 조성 지역을 더욱 다양화하고 더 많은 임직원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한화건설이 사회공헌활동으로 도서관 조성을 선택한 것은 건설업의 특성을 살려 직원들의 재능 기부를 돕기 위해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단순한 물품 전달이나 금전 기부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도서관에 놓이는 책 상당수는 한화건설 임직원과 일반인들이 ‘도서나눔 캠페인’을 통해 기부한 책들이다. 매년 일반인 중 ‘도서 기부왕’을 선정해 기부를 장려하기도 한다. 지난 2월 열린 시상식에선 각각 569권, 469권을 기부한 양소원씨, 박주혜씨가 지난해 도서 기부왕으로 선정돼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했다. 양씨는 “좋은 책을 많이 나눠서 푸른 꿈을 함께 그려나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기증된 책은 지금까지 총 5만권에 달한다.

‘건축 꿈나무 여행’에 참석한 대학생 봉사단. 한화건설 제공
‘건축 꿈나무 여행’에 참석한 대학생 봉사단.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은 건설사의 특징을 살려 2013년부터 진로 교육 사회공헌활동인 ‘건축 꿈나무 여행’도 운영하고 있다. 건축가를 꿈꾸는 중학생, 건축 전공 대학생 수십 명을 매년 선발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월 여의도에서 진행된 행사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약 1,200명이 참여했다.

초기에는 중학생, 대학생과 함께 건축 유적지와 건축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아동권리보호단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손 잡고, 임직원과 대학생 봉사단이 한 팀이 돼 중학생들에게 건축가에 대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건축가를 꿈꾸는 중학생들이 얼마나 막막하겠느냐”며 “건축을 전공하는 대학생, 현직자들을 만나 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 프로그램은 ‘미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 만들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한화건설 임직원 1명과 대학생 2명이 팀을 이뤄 중학생들에게 △’내가 살고 싶은 집’ 아이디어 공유 및 구체화 △CAD 프로그램 활용 평면도 제작 △조형물 외형 제작 △외벽, 계단 등 구조물 제작 등 직접 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세대 건축공학과 박경용씨는 “대한민국의 미래 건축을 이끌 후배들에게 건축가로서의 꿈을 심어주고, 현직에 있는 한화건설 직원분들에게 멘토링까지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은 "앞으로도 건축 꿈나무 여행과 포레나 도서관 조성 등 건설사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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