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터키와 쿠르드족 간 협상 중재 희망한다"

입력
2019.10.11 08:36
수정
2019.10.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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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네소타주로 떠나기 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네소타주로 떠나기 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협상 중재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 북부에 주둔하던 미군을 철수시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 사안과 관련해 미국에게는 시리아 파병과 터키 제재, 협상 중재라는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적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다음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며 “병력 수천명을 투입해 군사적으로 승리하거나, 터키에 매우 강력한 제재를 가해 금융 타격을 주거나, 터키와 쿠르드 사이를 중재하는 것!”이라 적었다.

이후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나는 마지막 것(중재)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동시에 그는 “터키는 내 입장을 알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우리는 제재에 관해서 엄청나게 강력한 어떤 것을 할 가능성 있다”면서 말을 흐렸다고 AFP는 덧붙였다.

AFP는 이날 한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미 외교관들에게 터키와 쿠르드족 사이의 휴전을 중개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양측에 공통점이 있는지 보고, 휴전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으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자치 지역에서 자칭 ‘평화의 샘’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터키의 공격은 미국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한 지 3일 만에 이뤄졌다. 철군 결정으로 전방위적 비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는 만일 터키가 ‘가능한 인도적 방법으로’ 공격을 수행하지 않으면 “터키 경제를 쓸어버리겠다”고 경고하면서도,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끝난 이상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는 정당한 것이며 터키와 쿠르드족의 오랜 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왔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윗에서 “우리는 IS를 100% 격퇴했고, 터키가 공격한 지점에는 더 이상 우리 군이 없다. 우리는 우리 임무를 훌륭히 해냈다!”며 더 이상 미군이 해당 지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200년 동안 서로 전쟁을 해왔다”며 미국은 양측의 분쟁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다만 IS 격퇴전의 선봉에 섰던 동맹 관계의 쿠르드족을 미국이 ‘버렸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이날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가 부당한 공격에 나설 경우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동시에 양측의 휴전 협상 중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부당한 공격’ 즉, 인도적 공격에서의 ‘레드라인’(한계)이 무엇이냐는 AFP의 질문에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는 “인종 청소가 있다. 특히 민간인들을 겨냥한 무차별적 포격이나 공습 등이 포함될 것”이라면서 “아직은 이런 중대한 사례를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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