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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회초에 홈런을 친 뒤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홈런왕’ 박병호(33ㆍ키움)가 사령탑의 바람대로 준플레이오프를 ‘박병호 시리즈’로 만들며 팀을 2년 연속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박병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으로 ‘5출루’ 경기를 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흐름이 LG로 넘어갈 뻔한 5회말 기가 막힌 점프 캐치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키움은 이날 박병호의 공수에 걸친 활약과 철벽 불펜진을 앞세워 LG를 10-5로 제압했다. 3승1패로 시리즈를 끝낸 키움은 2위 SK와 오는 14일부터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년 연속 맞붙는다. 지난해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5차전 명승부 끝에 SK가 3승2패로 이겼다.

1차전에서 개인 첫 포스트시즌 끝내기 홈런을 치며 기분 좋게 ‘가을 야구’를 시작한 박병호는 4차전에서도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쐐기 적시타까지 가동했다. 1차전 후 장정석 키움 감독이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던 박병호가 끝내기 홈런을 계기로 반등하기를 바라며 “박병호의 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처럼 가을에 홈런왕의 자존심을 찾았다. 박병호는 기자단 투표 결과, 70표 중 66표를 받아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이날 승부는 역대 두 번째로 양 팀의 선발(키움 최원태 1이닝 4실점ㆍLG 임찬규 1이닝 2실점)이 일찌감치 물러나며 불펜 대결로 펼쳐졌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양 팀 선발이 동시에 1이닝 이하를 투구한 건 2001년 10월8일 두산과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두산 선발 최용호가 0.2이닝 2실점, 한화 선발 브랜던 리스가 0.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출발은 키움이 좋았다. 1회초 1사 3루에서 이정후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 타점을 올렸고, 박병호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준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홈런(8개)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키움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1회말 1점, 2회말 3점을 내줘 2-4 역전을 당했다. 반격은 5회말 박병호의 호수비를 계기로 시작됐다. 박병호는 3-5로 뒤진 5회말 2사 2ㆍ3루에서 정주현의 잘 맞은 타구를 빠른 반사 신경으로 뛰어 올라 잡아냈다.

추가 실점 위기를 넘긴 키움은 6회초 1사 1ㆍ3루에서 대타 박동원이 LG 구원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타점 동점 2루타를 쳤다. 7회초 2사 1ㆍ3루에선 침묵을 지키던 제리 샌즈가 1타점 적시타로 6-5, 1점차 리드를 안겼고, 8회초에 4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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