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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노벨문학상은 폴란드 여류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2일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플라이츠’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 런던=AP 연합뉴스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추크(Olga Tokarczukㆍ57)은 현재 폴란드에서 가장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여류작가다.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문화인류학과 철학에 조예가 깊으며, 특히 칼 융의 사상과 불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에 등단한 토카르추크는 데뷔 초부터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고른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신화와 전설, 외전(外典), 비망록 등 다양한 장르를 차용한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실존적 고독, 소통의 부재, 이율배반적인 욕망 등을 특유의 예리하면서도 섬세한 시각으로 포착하고 있다.

등단작인 ‘책의 인물들의 여정(Podróż ludzi księgi)’(1993)을 시작으로 ‘E.E’(1995), ‘태고의 시간들 (Prawiek i inne czasy)’(1996), ‘낮의 집, 밤의 집(Dom dzienny, dom nocny)’(1998), ‘세상의 무덤 속 안나 인(Anna In w grobowcach świata)’(2006), ‘방랑자들(Bieguni)’(2007ㆍ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죽은 자의 뼈에 쟁기를 끌어라(Prowadz swój pług przez kośći umarłych)’(2009), ‘야고보서 (Księgi Jakubowe)’(2014) 등의 장편소설을 썼다. 또 ‘옷장(Szafa)’(1997), ‘여러 개의 작은 북 연주(Gra na wielu bębenkach)’(2001), ‘마지막 이야기들(Ostatnie historie)’(2004) 등의 단편집과 에세이 ‘인형과 진주(Lalka i perła)’(2000), ‘곰의 순간(Moment niedźwiedzia)’(2012) 등을 발표했다.

토카르추카는 상복이 많은 작가이기도 하다. 데뷔작이자 첫 번째 장편소설인 ‘책의 인물들의 여정’이 폴란드 출판인협회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고, 1997년에는 40대 이전의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인 코시치엘스키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독일어 번역자인 에스터 킨스키와 함께 베를린시가 수여하는 문학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낮의 집, 밤의 집’으로 국제 IMPAC 더블린 문학상 최종심에도 오른 바 있다. 2008년 ‘방랑자들’로 폴란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니케문학상을, 이어 2014년에 ‘야고보 서’로 또 한번 니케 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토카르추카의 작품은 영어, 불어, 스페인어, 독일어, 스웨덴어, 체코어, 덴마크어, 리투아니아어, 크로아티아어, 카탈로니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돼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랑 받고 있다. 또한 작가의 장편소설 가운데 ‘E.E’는 폴란드에서 TV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고, ‘낮의 집, 밤의 집’과 ‘선사시대, 그리고 다른 시간들’은 연극으로 무대에 올랐다. 토카르추카의 아이디어로 작가가 살고 있는 브로츠와프에서는 매년 ‘중ㆍ단편 문학 페스티벌’이 열린다.

2017년에는 ‘죽은 자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를 각색한 아그니에슈카 홀란트 감독의 영화 ‘(짐승의) 자취’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았다.

2006년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제1회 세계 젊은 작가 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토카르추카의 단편 ‘눈을 뜨시오,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이 수록된 동명의 단편집(세계 젊은 작가 9인소설 모음)은 국내서 출간된 바 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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