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사(PB)였던 김경록(37) 차장 인터뷰가 광범위한 영역에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고객과의 ‘인간적 유대감 형성’ 또한 업무의 연장일 수밖에 없는 직업인 PB, 증거인멸 혐의 피의자라는 위치, 세간의 관심이 힘겨운 ‘개인’이라는 복잡한 처지가 섞인 김 차장이 쏟아 낸 ‘말’이 공방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말을 두고 조 장관 측과 검찰의 추가 공방, 그리고 앞서 인터뷰를 보도한 언론과의 진실 공방까지 얽히면서 ‘조국 대전’의 또 다른 변수가 된 셈이다.

10일 노무현재단이 공개한 인터뷰 녹취록에서 김 차장이 말하고자 한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다. 김 차장은 먼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얽힌 범죄 혐의의 몸통은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라고 주장한다. 정 교수나 조 장관은 ‘피해자’라는 설명이다. 그는 “조범동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해진다”며 조범동씨가 자신의 혐의를 줄이기 위해 조 장관 및 정 교수를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견해를 밝혔다. 또 김 차장은 정 교수의 부탁으로 사적인 업무를 대신해 준 것은 물론 자녀 동반 여행에도 동행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도 PB가 고객에게 하는 일반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자신으로 인해 PB 동료와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상황으로 인한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교수 부탁으로 검찰 압수수색 전 정 교수의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의 하드드라이브를 옮긴 일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이후 검찰에) 제출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을 인정하는 게 맞다”, “멍청한 행동을 한 것 같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증거인멸이라고 생각을 안 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맞지”라고 말한 유 이사장에게도 김 차장은 “그게 안되더라”라고 토로했다.

김 차장은 검찰의 수사 방향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피의자라는 자기 신분의 한계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검찰을 겨냥한 수위 높은 비판 대신 “(검사들이)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검찰이 조범동씨가 아닌 조 장관 부부를 주요 혐의자로 가설을 세운 데 대해 김 차장은 “코끼리 다리를 보고 찾아가니까 답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잘 하고 있다고 부추겨 주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 논란 지점으로 부상한 ‘KBS 인터뷰 내용 사전 유출 의혹’도 김 차장의 언급이 단초가 됐다. 검찰 수사 과정의 특이점을 묻는 질문에 김 차장이 “검사 컴퓨터 (메신저) 대화창에 ‘KBS랑 인터뷰할 때 털어봐, 무슨 얘기 했는지…’라는 내용을 우연찮게 보게 됐다”고 밝히면서다. 지난 9월 KBS와 인터뷰를 한 사실을 보도가 나가기 전에 검찰이 알아채고 추궁하는 상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차장이 밝힌 내용들은 조 장관 측을 사실상 대변하고 있는 유 이사장이나 반대편에 서 있는 검찰, 논란의 플레이어가 돼 버린 KBS 측에 모두 다른 의미로 전달되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당장 유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편집 과정에서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는 김 차장의 발언을 제외한 대목을 두고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KBS 인터뷰 내용 검찰 유출 공방도 한 축이다. 검찰은 피의자 일방의 주장이 사실처럼 유포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KBS 측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유 이사장 측은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