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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시사했다. 예비인가 신청 접수가 시작된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연내 인가가 나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의지를 내비쳤다.

은 위원장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감사와 언론 등에서 제기된 사모펀드 관련 지적들을 살펴보고 제도의 허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모험자본 조성을 위해 사모펀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그는 “평소 자산운용까지 금융당국이 간섭해서 되겠느냐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사태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정치권 사모펀드 문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등 악재가 반복되면서 입장 변화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말 사모펀드 설계ㆍ운용ㆍ판매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보호 조치 및 금융회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2015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개인 투자자들의 최소 투자금액을 종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는 등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후 금융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마저 고위험 상품에 투자금을 맡기는 일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우리ㆍ하나은행이 판매한 사모형 DLF 상품의 손실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은 위원장은 “사모펀드 투자자 중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개인투자자도 있기 때문에 그들을 어떻게 보호할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규제 강화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DLF를 판매한 은행 임직원의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이 드러나면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밝혔다.

은 위원장은 투자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도 당부했다. 그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투자는 자기 책임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상품이 안전한지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 정기예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체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수익이 나빠졌다고 해서 금융당국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만들 수는 없다”고도 했다.

이날부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은 위원장은 “(흥행이) 냉랭하지도 않고 과열된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30일부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를 상대로 종합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 예비인가를 받은 곳이 한 곳도 없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신청 과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인가가 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금융사 임직원이 혁신업무를 추진하다 손실이 났을 경우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제도의 활성화 방안도 구체화했다. 그는 “면책범위를 대출 등 여신업무에 한정하지 않고, 모험자본 투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정권이나 금융위원장이 바뀌어도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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