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13조 통큰 투자

입력
2019.10.10 11:30
수정
2019.10.10 16:33
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재인 대통령이 10일 충남 아산시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 충남 아산 탕정 공장에 13조 1,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정부, 충남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총 13조 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 측 주요 임원들도 참석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ㆍ양자점물질) 디스플레이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무기물인 QD는 입자크기에 따라 빛의 파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빛 파장 폭이 좁아 색 순도도 높다.

삼성은 전기가 흐르면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광원으로 활용해, 그 위에 잉크로 QD 레이어(층)를 입혀 색 재현력을 높인 QD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QD 디스플레이는 유·무기 발광재료 기술을 융합한 혁신적 디스플레이로, 퀀텀닷이 가지는 재료적 특성으로 보다 많은 색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신규 라인은 65인치 이상 초대형 QD 디스플레이를 월 3만장 이상 생산한다. 이후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LCD 패널을 내세워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으나, 최근 중국 기업들이 싼 가격의 대형 LCD 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하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패널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파주 LCD 라인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투자로 삼성이 LG가 주도하던 대형 OLED 시장에 사실상 도전장을 내민 것이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두고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삼성의 신규 투자와 지난 7월 발표한 LG디스플레이의 3조원 투자를 통해 우리 업계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의 투자가 본격화 되면 향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아울러 Q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면서 소재·부품·장비 등 주로 중소기업인 국내 후방 업체와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QD 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들과 함께 산학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도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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