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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이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세계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 노사협력 상황에 대한 개선을 주문한 가운데 서울 메트로 9호선 지부 노조원들이 7일 파업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141개국 중 13위에 올랐다. 15위였던 지난해보다 두 단계, 2017년보다는 네 단계 오른 것이다. 싱가포르가 지난해 1위였던 미국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고, 스위스 일본 독일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적 갈등과 경기 부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우리 경쟁력에 대한 해외 평가가 더 높아졌다는 건 고무적이다. 다만 종합순위 상승에도 기업 활력과 노동시장 부문 순위가 거꾸로 하락한 건 심상치 않다.

국가경쟁력 세목은 ‘경쟁기반’ ‘인적자본’ ‘시장’ ‘혁신생태계’ 등 4개 부문에 걸쳐 12개 항목이다. 이 중 우리나라는 거시경제 안정성과 정보통신기술(ICT) 보급 등 2개 경쟁기반 항목에서 세계 1위를 지켰다. 아직 건전한 거시지표들과 세계 최고 수준인 광통신 및 인터넷 보급률 등 기초체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반면, 실제 경쟁력이 발휘되는 시장과 혁신생태계 부문에서 노동시장 순위는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1위, 기업 활력 순위도 3계단 하락한 25위로 떨어져 국가경쟁력을 갉아먹은 취약 부분으로 지목됐다.

전반적 경쟁기반이 좋음에도 시장과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는 건 문제다. 안 그래도 현 정부 들어 친(親)노동정책이 추진되면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평가에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130위에 머문 노사협력 순위나, 정리해고 비용(116위), 고용ㆍ해고 관행(102위) 순위는 심각한 지경에 이른 노동시장 상황을 확인한다.

기업 활력 문제도 비슷하다. 규제 완화는 더딘 가운데, 각종 기업활동 규제와 정부의 시장 개입이 강화하면서 기업가 정신 순위는 55위, 시장 효율성은 59위까지 떨어졌다. WEF는 우리나라에 대해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 고양과 국내 경쟁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직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자신했지만, 시장과 기업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면 기초체력도 점차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경제 활력을 살리는 정책 전환과 진지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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