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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대한 패스트트랙 수사 중단 요구와 막말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8일 대전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를 하고 있다. 뉴스1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조국 논란으로 곳곳에서 여야 충돌이 빚어지는 가운데 일부 상임위에서 파당적인 부적절 발언과 함께 막말과 욕설이 난무해 개탄스럽다. 일탈행위를 한 의원에 대한 윤리위 회부를 놓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여 복원 기미를 보이던 여의도 정치가 다시 표류할까 우려된다. 여야는 “분열과 선동을 일삼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국회를 불태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경고를 잘 새겨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 질의를 빙자해 자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패스트트랙’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구나 그는 “(패스트트랙 충돌은)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는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되레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퍼부었다. 중립적으로 회의를 진행해야할 위원장이 이해충돌을 무릅쓰고 청탁에 가까운 수사 외압을 행사한 것도 묵과할 수 없지만 이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한 것은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같은 당 이종구 의원은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람의 발언이 거슬린다고 욕설을 내질렀다. 참고인이 중소상공인 침해 대기업에 대한 검찰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며 검찰 개혁을 거론하자 이 의원은 실소를 터뜨리며 “검찰 개혁 또 나왔어? 또XX 같은 XX들”이라고 매도한 것이다. 행정안전위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호칭 논란으로 설전이 오가던 중 “박근혜 탄핵 때 (함께) 탄핵됐을 의원들”이라는 막말에 “야, 너 뭐라고 했어”라고 응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민주당은 여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건망증이 치매 초기증상”이라고 비난한 김승희 한국당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경직된 사법 잣대를 꼬집은 야당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인민재판”이라고 반발해 처리 결과를 점치기 힘든다. 그러나 입만 열면 국민의 대표를 자처하는 국회에서 시정잡배조차 혀를 내두를 망동과 망언이 그치지 않는 것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일벌백계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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