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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 면담을 진행하고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해 (소장자의) 심리 상태를 짚어내려 노력했지만 돌려 받을 합리적인 방법이 없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9일 573돌 한글날을 맞지만 한글 학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11년 전 존재가 처음 알려진 뒤 소유권을 놓고 지난한 법정 공방까지 벌였지만 해결될 기미는커녕 파손 우려만 커지는 상황이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장에서는 10년 넘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논란의 근황이 전해졌다. 문화재청이 소장자인 배익기씨를 수십차례 면담하는 등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정 청장은 “소장자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해 회수를 못 하고 있다”며 “검찰과 법원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다각적으로 회수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은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국보 70호)과 같은 책으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사용법이 설명돼 있다. 2008년 배씨가 본인 집을 수리 하던 중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학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배씨의 입수 경위를 놓고 도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민ㆍ형사 소송이 진행됐다. 그러나 결과가 엇갈리면서 상주본 소유권 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배씨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상주본을 건네는 대가로 문화재청에 1,00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주본은 배씨가 일부만 공개를 해 전체 실물이 확인된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난 2015년 배씨 집에 화재가 발생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배씨는 당시 화재 이후 자신만 아는 장소에 상주본을 보관 중이라고 주장해왔다.

문화재청의 상주본 환수 작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는 사이 상주본 파손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배씨의 2008년 상주본 공개 상황 촬영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 가운데는 총 33장 가운데 이미 10장 이상이 손실됐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문화재청은 강제집행 등도 고려 중이지만 실제 상주본 회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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