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화 시동 여야, 검찰 개혁 민의에 조속한 입법으로 호응하라

입력
2019.10.09 04:40
27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여야 정치권이 검찰 개혁 논의를 본격화할 움직임이다.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 정국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는 7일 ‘정치협상회의’를 꾸려 검찰ᆞ정치 개혁 등 당면 현안을 폭넓게 다루기로 합의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도 다음주부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 개혁안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진퇴를 둘러싼 의견 대립에도 불구, 여야 모두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만큼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내기를 기대한다.

장외 갈등과 대치를 지속해 온 여야가 국회에서 정치 현안을 논의할 기구를 가동키로 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거리에서 소모적인 세 대결을 무한정 계속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해방 정국의 극렬했던 좌우 대립 못지않게 국론 분열이 심각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많은 국민이 의견을 표현했고 온 사회가 경청하는 시간도 가진 만큼 이제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것도 이런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다행히 진보 시민단체가 주도한 서초동 촛불문화제는 12일 9차 집회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검찰 개혁 움직임을 관망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당도 12일로 예정했던 당 차원의 집회를 취소했고 당분간 장외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찬반 거리집회가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리면서 국론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양 진영에서 갈등을 부추기는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문희상 의장이 “서초동도 광화문도 모두 민심”이라고 짚었듯이, 두 광장에서 표출된 외침으로 민의는 분명히 드러났다.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시간이다. 문 대통령도 정국 수습을 위해 야당과의 소통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여야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법안을 우선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총선과 얽혀 있는 선거제 개혁도 머리를 맞대면 풀지 못할 난제는 아니다. 여야의 검찰 개혁 논의 재개가 정국 타개와 정치 복원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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