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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7일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 1~3차전 선발 순서를 워커 뷸러-클레이튼 커쇼-류현진(32ㆍLA 다저스)으로 정했다. 홈에서 강한 류현진을 원정 3차전으로 돌린 건 다소 변칙이었다. 하마터면 화를 자초할 뻔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팀의 명운이 걸린 일전에서 역전승에 앞장서면서 팀을 살리고, 자신은 올해 가을야구 첫 승을 낚았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10-4 승리를 이끌었다. 1회 후안 소토에게 2점 홈런으로 일격을 당한 이후에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투수답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나가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진출에 1승만 남겨 놓았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통산 3승(2패)째를 수확했는데 원정에선 첫 승이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4.11에서 4.05로 낮췄다.

다저스는 이날도 졌다면 벼랑 끝에 몰릴 뻔했다. 당초 류현진의 맞상대로 내정됐던 워싱턴의 에이스 맥스 슈어저가 2차전에서 불펜 등판하면서 4차전 선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올해 첫 가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아냈다. 그러나 워싱턴의 신예 4번 좌타자 소토에게 91마일(약 146㎞) 짜리 높은 볼을 던졌다가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1회에만 2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2회 13개, 3회 10개로 간단히 끝내며 안정을 찾았다. 4회 연속안타를 맞고 몰린 두 번째 위기도 외야 플라이와 병살타로 실점 없이 넘겼다. 1회 직구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이후부턴 철저하게 체인지업 위주로 투구 패턴을 바꿨다. 정규시즌에서 체인지업 비율이 경기당 평균 27.5%였는데 이날은 43.2%까지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경기 후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했는데, 홈런을 허용해 힘든 경기를 치렀다"며 "다음 경기에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투구수 74개로 체력을 아낀 류현진은 "5차전에서 불펜 등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했다.

타선의 히어로는 류현진 덕에 포스트시즌 첫 선발 마스크를 쓴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이었다. 마틴은 1-2로 끌려가던 6회 2사 1ㆍ3루에서 상대 바뀐 투수 패트릭 코빈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로 포효했다. 다음 타자였던 류현진은 대타 크리스 테일러로 교체됐고 다저스는 기세를 몰아 7득점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득점 타이기록(3번째)을 작성했다. 마틴은 8-4로 앞선 9회초에도 쐐기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다저스와 워싱턴의 4차전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왼손 베테랑 리치 힐을, 워싱턴은 슈어저를 각각 선발 예고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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