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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2금융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대부업체가 채무자들의 철 지난 연체정보를 다른 금융사들에 공유시키는 사고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검사에 나섰다. 서민층 생활과 밀접한 대부업계에 보다 촘촘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부업체 H사는 지난 5월 말 개인 회생절차가 끝나고 일정 기간이 지나 연체이력이 삭제됐어야 할 채무자 10여명의 신용정보를 신용정보원에 제출했다. 신용정보원은 곧바로 이 내역을 은행, 보험, 카드사 등에 공유했다. 현행 신용정보법상 법원에서 회생절차가 끝난 개인의 연체 이력은 5년 내에 삭제돼야 한다.

H사가 자사 고객의 대출정보를 신용정보원에 제출한 건, 올해 6월부터 2금융권에도 DSR규제가 시행되면서 다른 금융사들과 공유해야 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잘못된 연체정보가 유통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회생절차를 끝마쳤음에도 ‘빚 상환을 연체한 이력이 있다’는 꼬리표가 붙었다. 이로 인해 갑자기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일부 금융서비스가 제한되는 등 피해가 생겼다.

H사는 대부업체 중에서도 다른 금융사로부터 상환이 지체되고 있는 채권을 사들여 대신 돈을 받아내는 ‘매입추심’ 업무를 주로 하는 대형사다. 특히 H사는 대규모 회생채권을 보유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채권 원금 기준으로 9,983억원(신용회복채권 포함)에 달한다.

잘못된 연체정보 유출 사고는 H사가 회생채권을 대규모로 관리하다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H사 관계자는 “연체 정보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전산상 오류가 발생했다”며 “사고 발생 후 2~3일 만에 잘못된 정보를 원상복구했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H사를 비롯해 주요 업체들을 상대로 유사 사례가 없는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많은 대부업체를 감독하기엔 금융당국의 검사 여력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대부업체의 경우 현재 대형사는 금감원이, 중소업체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독을 하고 있는데 올해 기준(9월까지) 검사대상 업체 1,287개 가운데 실제 검사가 이뤄진 곳은 53건(4.1%)에 불과했다.

제 의원은 “2016년부터 금감원이 대형 대부업체 감독권을 행사하게 됐지만 지자체가 감독할 때보다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며 “신용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는 H사 사고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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