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백억 횡령' 이호진 위해 탄원서 제출… "인간적 도리였다"

입력
2019.09.26 16:27
수정
2019.09.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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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태광 재단서 장학금 받고 미국 유학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참석해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과거 미국 유학 당시 태광그룹 소속 재단의 장학금을 받았고, 2011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보석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회장은 8년간의 재판을 거쳐 지난 6월 수백 억 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간암치료 등으로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이듬해 6월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지만 그 와중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황제보석’ 논란이 일었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지난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로스쿨에 유학을 갔을 당시 태광그룹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에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권 의원은 또 조 장관이 이 전 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보석 허가를 청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지적하며 “그토록 재벌을 비판하는 분이 재벌로부터 많은 장학금을 받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라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그분(이 전 회장)의 무죄를 주장하지는 않았다”며 “선대 회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그의 아드님이 그런 처지에 있어서 보석을 탄원하는 글을 쓰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처벌과 보석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엄정한 재판이 필요하지만, 피고인의 방어권, 예컨대 보석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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