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교수 2명도자녀 논문저자로 올렸다

입력
2019.09.26 17:02
수정
2019.09.26 20:59
13면
국립암센터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립암센터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교수들이 의학논문에 아무 기여가 없는 자녀들을 논문저자로 등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 자녀 중에는 논문 발표 시 해외 유학 중인 경우도 있었다. 이중 한 명은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이 확인됐다.

25일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융합기술연구부 김모 교수와 종양면학연구부의 다른 김모 교수가 자신들의 자녀들을 논문에 제1저자나 공동저자로 등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교수들의 자녀 논문저자 끼워 넣기는 국립암센터가 지난 6월 부당 논문 저자 표시 관련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임직원 525명을 대상으로 내부 고발과 자진 신고를 받아 조사한 결과 적발됐다.

우선 융합기술연구부의 김 교수는 2015년 10월 발간된 연구 논문에 연세대 재학 중인 큰딸 윤모씨를 논문 제1저자로 올렸다. 어머니인 김 교수는 이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앞서 2014년 1월 발간된 논문에는 캐나다에서 유학 중이던 작은 딸을 논문에 공동저자로 넣었다. 김 교수는 이 논문의 교신저자(책임저자)였다. 현재 서울의 모 의전원에 재학 중인 작은 딸은 입시전형에서 해당 논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양면역학연구부 김 교수의 자녀 논문저자 만들기는 정도가 더 심했다. 김 교수는 2011년 1건, 2014년 2건 등 자신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논문 3건에 큰아들을 제1저자로 기재했다가 내부 고발로 밝혀져 다음해인 2015년 병원 인사위원회에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아버지인 김 교수는 2011년 논문에서 큰아들의 소속을 국립암센터(NCC)로 기재했다가, 수정을 요구 받자 당시 소속돼 있던 대한민국 군대(ROK Army)로 변경했다. 실제 논문 작성 당시 큰아들은 미국 고교에 재학 중이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김 교수가 2014년 5월에 발간됐고 자신이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에는 작은아들도 공동저자로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김 교수는 김 교수는 처음엔 아들의 소속기관을 NCC로 등재했으나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로 바꾸고, 저자 지위도 제1저자에서 공동저자로 변경했다. 김 교수는 2011년 자신이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 2건에 큰아들을 각각 제1저자와 공동저자로 올린 사실도 추가로 적발됐다. 당시 큰아들의 나이는 17세로 고등학교 재학 중이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융합기술연구부 김 교수의 작은딸 논문저자 등재 문제는 올 10월초 조사위원회 조사가 마무리되면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김 교수의 큰딸과 종앙면역학연구부 김 교수의 큰아들, 작은아들 건은 9월부터 조사에 착수했으며 12월까지 조사하기로 돼 있어 징계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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