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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30년 만에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이유는 뭘까. 노조와 사측은 표면적으로는 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하지만 호봉 체계, 파업 대체인력 투입 등에 따른 인식 차이도 커 단시일 내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25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서울대 지부 및 서울대 생협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5월부터 기본급 인상 및 명절 휴가비 지급, 근로환경 개선 등의 사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조정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결렬됐다.

노조는 결국 지난 19일 파업에 돌입했다. 당초 노조는 이날 하루만 파업하기로 했지만 생협 측이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했다며 23일부터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서울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처음 설립된 1989년 이후 30년 만이다. 이에 따라 생협이 관리하고 있는 서울대 교내 식당 6곳 중 5곳, 카페 5곳 중 3곳이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노조 측은 기본급 3% 인상에 기본급 60% 수준의 명절 휴가비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생협 측은 기본급을 3% 올리고 명절 휴가비의 경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60%까지 올리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보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가 임금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호봉 체계 개선에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창수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부지부장은 “생협 노동자로 10년을 일해봐야 현재 호봉 체계로는 월급이 고작 200만원이 겨우 넘는 수준”이라며 “하루 1만명 분의 식사를 준비하면서 근골격계 질환까지 앓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임금 인상 효과가 거의 없는 현재의 호봉 체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대 생협 측은 “호봉 체계 전환은 사측이 너무나 큰 부담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안건에도 들지 않았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파업 와중에 사측이 계약직 노동자를 투입한 부분도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지만, 노조는 파업을 무력화 하기 위한 행위로 보고 있다.

지난 여름 에어컨은 물론 창문도 없는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서울대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24일에는 기계ㆍ전기ㆍ설비 담당 노동자와 청소ㆍ경비 노동자도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천막농성과 단식에 돌입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역시 “파업이 지속되면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지만 그만큼 (노동자들의 상황이)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라며 파업 지지 의사를 밝혀 학교 측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대 생협 관계자는 “협상 및 조정 결렬에 따른 파업인 만큼 별도의 입장은 없다”면서도 “협상의 여지가 열려 있는 만큼 계속 대화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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