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 결례’ 보도에… 청와대 “대한민국 외교 폄훼 말라”

입력
2019.09.25 14:50
수정
2019.09.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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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대변인 서면 논평 “무엇이 외교 결례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을 독식한 것은 외교 결례라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 청와대가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어느 때보다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외교를 폄훼하는 보도란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서면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17개의 질문, 외교 결례’라는 기사들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무엇이 외교 결례인지 묻고 싶다. ‘질문 수가 결례’라고 한다면 외교에 대한 상식이 없는 것이고, ‘질문 아닌 질문’을 포함시킨 거라면 ‘사실 왜곡’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후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던진 17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만 대답했다며, 이는 외교 결례라고 지적했다. 상대국 정상을 옆에 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고 대변인은 ‘17개 질문’에는 “목소리를 크게 해달라”, “다시 말해달라”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다시 나온 질문까지 포함됐다며 “마치 17가지 다른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던 것처럼 제목을 쓰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나라와 정상회담을 했고,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도 수많은 질문공세를 받은 바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결례를 당한 것이라면 수많은 다른 정상들 또한 모두 결례를 당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회담이 정해진 시간을 넘겨 65분 동안 진행됐고 △우리 측 숙소에서 회담이 이뤄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시간 구애 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자 가장 마지막 시간으로 회담 일정을 잡았다는 점을 일일이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외교는 국제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외교를 폄훼하는 왜곡보도를 당장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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