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김포서 돼지열병 확진… 확산 우려

입력
2019.09.23 21:10
수정
2019.09.23 22:4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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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된 23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해당 양돈농장 앞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김포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 판정된 23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해당 양돈농장 앞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경기 김포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발병했다. 한강 이남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강 저지선’마저 무너지면서 돼지열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김포시 통진읍 양돈농가에서 유산 및 폐사한 돼지를 정밀검사한 결과 돼지열병으로 확진됐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농장은 이날 오전 어미돼지 네 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였다며 돼지열병 의심 신고를 접수했고, 방역당국은 또 다른 어미돼지 한 마리가 일반적인 임신 상태보다 더 배가 부른 채로 폐사한 사실도 확인해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이로써 국내 돼지열병 확진 농가는 최초 확진 1주일 만에 총 세 곳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김포시 확진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1,800마리는 물론 농장 반경 3㎞ 내에 있는 돼지 3,275마리를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 동안 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에서 정한 반경 500m 살처분 규정보다 범위를 확대 적용해왔다. 또 김포시 발생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을 실시하는 등 긴급 방역 조치에 돌입했다. 반경 10㎞에 위치한 농장 33곳은 방역대로 설정돼 돼지는 물론 모든 인력과 차량이 해당 지역 바깥으로 나갈 수 없게 된다.

특히 한강 이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1주일 동안 경기 북부에 머물렀던 돼지열병의 남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포시는 정부가 돼지열병 국내 발병과 더불어 중점관리 지역으로 지정한 6개 시군에 포함되지만, 해당 농장은 파주시 발생농장에서 13.7㎞, 연천군 발생농장에서 45.8㎞ 떨어져 있다. 차량 등으로 인한 발생 농장과의 역학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10㎞ 방역대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별도 경로로 감염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작권 한국일보]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현황
[저작권 한국일보]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현황

문제는 최초 발병 1주일이 지나도록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시 농장 역시 앞선 발생 농장과 마찬가지로 눈의 띄는 발생 원인은 없다. 잔반(남은 음식) 대신 사료를 급여해왔고,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와의 접촉을 차단했다. 농장주 가족은 7월 이후 해외여행 기록이 없으며, 태국인 직원 두 명의 출국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게다가 태국은 돼지열병 발병국도 아니다.

여기에 이날 오후 경기 파주시 양돈농장 한 곳에서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면서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의심 신고를 접수한 방역 당국은 가축방역관을 현장에 보내 임상 관찰을 벌이는 한편, 이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파주시는 지난 16일 국내 최초로 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난 곳으로, 이곳도 확진 판정이 날 경우 돼지열병 발생 농장은 총 네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김포시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한 것과 관련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주, 연천에 이어 세 번째. 한강 이남에서는 처음"이라며 "양돈농가, 지자체와 함께 방역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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