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안 남겨야” 휴식일도 반납한 선두 SK

입력
2019.09.23 17:31
수정
2019.09.23 18: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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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수들이 23일 휴식일을 반납하고 두 시간 가량 자율 훈련을 했다. SK 제공
SK 선수들이 23일 휴식일을 반납하고 두 시간 가량 자율 훈련을 했다. SK 제공

불안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프로야구 SK가 23일 휴식일을 반납하고 안방 SK행복드림구장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날 한화와 원정 더블헤더가 취소돼 인천으로 돌아오자마자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틀째 자율 훈련이었다.

시즌 중 휴식일에 단체 훈련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SK 간판 타자 최정(32)은 “쉬는 날에 다 같이 나와 훈련을 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쉴 여유가 없을 만큼 SK의 상황은 현재 다급하다. 줄곧 선두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 시즌 막판 5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9월 승률은 0.333(4승8패)로 10개 구단 중 9위다. 팀 타율(0.233)과 팀 평균자책점(4.58)은 최하위다.

지난 주에는 하늘까지 도와주지 않아 한 주 동안 더블헤더를 두 차례나 치를 뻔 했다. 그 사이 승차 없이 2~3위에 자리한 두산과 키움은 SK와 격차를 1.5경기로 좁혔다. 그나마 SK는 두산이 전날 LG에 패한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SK 선수들은 22일 두산-LG전을 마치 “한일전 보듯이 봤다”고 했다.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자율 훈련 중인 SK. 김지섭 기자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자율 훈련 중인 SK. 김지섭 기자

6경기를 남겨 둔 SK의 매직넘버는 ‘5’다. 두산과 키움이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고 가정하면 SK는 6경기 중 5승을 챙겨야 한다. 상대 팀이 하위권인 KT(1경기), 삼성(3경기), 한화(2경기)지만 현재 투타 흐름이 모두 안 좋은 데다가, 2~3위 팀에 쫓기는 신세라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크다. 염경엽 SK 감독은 “모두가 1위를 하고 싶어하니까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다 보면 좋은 마무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의 마음을 읽고 선수들은 휴식일에 스스로 방망이를 들고, 공을 던졌다. 오후 3시부터 훈련이 예정돼있었지만 30분 전부터 몸을 풀고 준비를 마쳤다. 이날은 베테랑 박정권(38)과 김강민(37)을 비롯해 야수진 전체가 훈련에 임했고, 투수 파트는 24일 KT전 선발 투수로 예정된 앙헬 산체스만 나와 캐치볼 및 불펜 피칭을 했다.

김강민은 “지난 주말에 비가 와서 경기도 못하고, 훈련도 못해서 어제 인천에 돌아오자마자 두 시간 정도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정은 “후회를 안 남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힘을 내서 해보려 한다”면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또 제이미 로맥은 “비 때문에 쉬는 날이 많아 자율 훈련이 없었더라도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할 계획이었다”며 “최근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 팬들이 실망한 것을 알고 있다. 매 경기 수비, 타격, 주루에 집중해 1위를 지켜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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