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흩어진 고려불화 16점 기록, 웹사이트 한곳에 모았다

입력
2019.09.23 14:47
수정
2019.09.23 19: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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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고려불화 자세히 보기’(Goryeo Buddhist Painting: A Closer Look)에 개재된 대표적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일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웹사이트 ‘고려불화 자세히 보기’(Goryeo Buddhist Painting: A Closer Look)에 개재된 대표적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의 일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미국에 흘러가 곳곳으로 흩어진 고려불화 16점에 대한 정보가 한 웹사이트에 집대성됐다.

문화재청과 미국 프리어새클러미술관은 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불화 16점의 여러 정보를 한곳에 모아 ‘고려불화 자세히 보기’ 웹사이트(https://archive.asia.si.edu/publications/goryeo/)를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프리어새클러미술관은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스미스소니언협회 소속 아시아미술 전문 박물관이다. 약 4만점의 소장품 중 한국 문화재는 771건 952점에 달하고, 한국실은 1993년 설치돼 3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해외 소재 고려불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의 필요성을 느껴 온 문화재청은 프리어새클러미술관에 예산을 지원했고, 미술관은 2013년부터 문화재 정밀 조사와 고해상도 이미지 촬영, 전문가 도판해설과 심포지엄을 거쳐 웹사이트 제작을 마쳤다.

고려불화 16점은 미국 박물관 8곳에 흩어져 있다. 프리어새클러미술관 3점, 메트로폴리탄박물관 5점, 보스턴미술관 3점,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1점, 브루클린미술관 1점, 하버드대학교 아서새클러박물관 1점, 클리브랜드미술관 1점,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박물관 1점이다.

‘지장보살도’의 일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지장보살도’의 일부 모습. 문화재청 제공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작품을 클릭해 불화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다. 미국 박물관에 있는 불화의 기존 소장자 정보도 담겨 있다. 박지선 용인대 교수, 정은우 동아대 교수, 키스 윌슨 프리어새클러미술관 학예사가 쓴 글도 게재됐다. 윌슨 학예사가 웹사이트에 쓴 글 ‘고려불화: 미국으로의 전례’에 따르면, 미국의 고려불화 16점 중 6점은 수장가들이 일본 여행 중에 사들였다. 나머지 10점 중 4점은 출처가 야마나카 상회로 기록돼 있고, 2점은 각각 도쿄와 고야산 소재 사찰과 관련이 있다. 4점은 유통 경로가 불분명하다.

웹사이트 구축에는 정우택 전 동국대 교수와 윌슨 학예사의 역할이 컸다. 두 사람은 30여년 전부터 학문적으로 교류하면서 고려불화에 대한 가치를 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둘은 문화재청 예산이 지원된 후 7년간 직접 고려불화 소장 경위 조사, 도판 해설ㆍ번역 등을 도맡았다. 윌슨 학예사는 “웹사이트는 동아시아의 다른 유사 작품들과 구별되는 13~14세기 고려불화만의 고유성, 소재, 제작기술에 대한 상세한 특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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