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외압설 사실이면 탄핵만이 해결책”

입력
2019.09.23 08:57
수정
2019.09.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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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하이오주 와파코네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와파코네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하이오주 와파코네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와파코네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상대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와 관련한 ‘조사 외압’을 행사했다면 탄핵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애덤 시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잠재적 경쟁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불리한 정보를 캐낼 것을 요청했다면 “우리는 비상한 해결책을 꺼내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우리를 이 길로 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시프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고발자의 고발 내용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공개를 거부하는 데 대해 탄핵이 유일한 해결책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시프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는 방안을 무기로 우크라이나 측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그의 맞상대에 불리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불법 행동을 하도록 외국 정상을 협박하며 동시에 군사 원조를 중단하려고 했다면 그것(탄핵)이 이러한 행동이 보여주는 악에 상응하는 유일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프 위원장은 당초 탄핵론과 거리를 둬왔으나 이러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은 보도했다.

시프 위원장은 탄핵이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탄핵 절차에 대한 착수를 매우 꺼렸으나 대통령에게 이러한 밀실 대화를 할 특권은 부여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백악관이 내부 고발자의 고발장 및 정상 간 통화 녹취록 공개를 거부하는 데 대해 “분명히 대통령은 대중이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원 민주당 인사들이 그 공개를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의혹은 그가 지난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관여하던 현지 에너지 회사의 소유주를 수사 리스트에 올려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은 결국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통화 의혹’은 정보당국 출신 내부 고발자에 의해 외부에 알려졌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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