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문화] ‘나는 편견이 없다’는 거짓말부터 멈추자

입력
2019.09.23 04:40
31면
사람들은 태어나자 마자 각종 선입견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주변 환경으로부터 배워 나간다. 동성애자, 피부 색깔, 지역, 경제적 무능력자 등에 대한 편견이 너무도 자연스레 형성된다. “나는 선입견이 없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곧 “선입견이 내 머릿속에는 없어”라는 말은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은 태어나자 마자 각종 선입견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주변 환경으로부터 배워 나간다. 동성애자, 피부 색깔, 지역, 경제적 무능력자 등에 대한 편견이 너무도 자연스레 형성된다. “나는 선입견이 없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곧 “선입견이 내 머릿속에는 없어”라는 말은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람이라도 사람마다 완전히 상반되는 각자의 가치관과 철학이 있을 수 있다. 마음에 맞는 사람인데도 서로의 성향은 아주 다를 수 있다. 각자가 처한 성향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각자의 길을 가면 된다. 그것을 들어 서로 상대방을 비난할 것이 아니다. 그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으로 인해 인류는 놀라운 발전을 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타인의 자세와 행동’에 대한 차이점을 수용해야 한다. 어느 사람이 옳고, 어떤 방법이 타당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바꾸려 들지 말라. 자신의 입장만을 옹호하면서 살려면 엄청난 양의 정신적 에너지가 소요된다. 자신의 입장이 옳다는 것은 바꿔 말해 다른 누군가가 그르다는 것인데, 이는 상대방에게 방어 태세를 갖추도록 자극할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엄청난 압박감을 준다.

사람들은 누구나 선입견이 있다. 당신이 종교인이든, 철학자든, 법관이든 상관 없이 말이다. 사람들은 태어나자 마자 각종 선입견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주변 환경으로부터 배워 나간다. 동성애자, 피부 색깔, 지역, 경제적 무능력자 등에 대한 편견이 너무도 자연스레 형성된다. “나는 선입견이 없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게 곧 “선입견이 내 머릿속에는 없어”라는 말은 아니다. 미국 여교사 제인 엘리엇(Jane Elliott)은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파란 눈의 아이들과 갈색 눈의 아이들로 나눈 다음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의 성적이 더 우수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파란 눈의 아이들은 갈색 눈을 가진 아이들을 비웃거나 놀렸다. 심지어 반 성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갈색 눈의 아이들을 처벌하려 들었다. 한번 형성된 선입견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나는 선입견이 없다”라는 거짓말부터 멈출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선입견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끊임 없이 그로부터 자유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주관적인 마음대로 본다.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쉽게 하나의 길에 고정되어 버린다. 서쪽만 보고 있으면,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없다. 나와는 다른 생각과 행동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는 우리가 가진 위대한 능력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한번 자신의 의견을 굳혀 놓은 뒤에는 그 믿음을 정당화하는 일에 생애를 건다. 세계를 보는 자신의 시각만이 유일하게 옳은 길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참으로 슬픈 일이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관점에서도 배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의견에 맞서는 두 사람이 각자의 관점을 증명하는 일에 똑 같은 예를 제시할 수도 있으며, 그러면서도 양쪽 모두 조리 있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할 수 있다.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좋으니, 자신의 관점과 완전히 다른 기사나 책을 읽어 보자. 우리가 깊이 간직해 온 핵심적인 믿음이나 입장을 바꿀 필요는 없다. 그저 관대한 마음으로 새로운 생각에 가슴을 여는 것 뿐이다. 각자 처한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과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기대하는 순간 불화와 분쟁의 불씨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고 그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 충동에 저항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티끌만 한 진실이라도 찾아보려고 노력해 보자. 이 점을 실천하는 순간 편견을 배제하고,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된다. 다른 관점에서도 논리를 감지하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우리는 인내심 강하고, 더 너그럽고, 보다 철학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윤경 더리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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