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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예술감독을 맡은 윤상이 19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멋진 인디 가수가 정말 많았고, 그래서 미안했습니다.”

윤상의 별명은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다. 1988년 음악 활동을 시작한 이후, 가수뿐만 아니라 작곡가, 프로듀서로서도 활발히 활동한 덕분이다. 지난해 4월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에서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윤상이 추구하는 음악 스펙트럼 또한 넓다. 발라드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소화했고, 아이돌 그룹과의 작업도 꾸준히 해 왔다. 쉽게 찾아 듣기 힘든 제3세계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다. 그가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첫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윤상이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에서 예술감독을 맡게 됐다. 지난해 평양공연에 이은 두 번째 감독 직책이다. 그는 음악평론가와 프로듀서 등으로 구성된 전문심사위원과 함께 무대에 오를 76개팀을 선발했다. 싱가포르에서 솔 디바로 불리는 아이샤 아지즈와는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국제뮤직페어는 세계 음악 산업 관계자들의 교류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해외 진출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모색하는 자리다. 올해는 30일~10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에서 열린다.

모든 음악에 열린 귀를 가진 윤상은 시종 겸손했다. 자신이 지금껏 발견하지 못했던 인디 밴드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만큼 후배 가수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윤상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로드쇼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나이가 있긴 하지만, 평소 인디 아티스트의 음악을 찾아 듣는 편이라고 자부해왔다”며 “하지만 심사를 하면서 3년 이상 활동해온 멋진 팀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이제서야 이들을 알았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윤상을 놀라게 한 가수 중에는 정미조(70)도 있다. 1972년 발표한 ‘개여울’은 47년 뒤 아이유가 리메이크하며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미조는 역대 최고령 참가자며, 2016년 복귀하기 전까지 37년 간 음악 활동을 쉬었다. 그가 무대에 오르게 된 데에는 윤상의 추천이 컸다. 윤상은 “정미조의 최근 공연 영상을 보고 굉장히 (크게)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며 “일흔을 넘긴 연세에도 완성도가 높은 음악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코토바도 이번 심사 과정에서 새로 주목하게 된 록 밴드”라고 덧붙였다.

선배 가수로서 아쉬움도 있다. 인디 밴드를 위한 라이브 무대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미디어의 음악 다양성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는 게 인디 가수의 현실이다. 윤상은 이번 무대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음악을 하는 이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길 바랐다. 윤상은 “방탄소년단(BTS)은 선례가 없는 그들만의 성공이기에, 이들에 고무돼 다른 K팝 가수도 성공이 준비된 것처럼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며 “거대하진 않더라도, 자신을 찾는 수백 명의 팬을 만들 수 있다면, 서울국제뮤직페어는 그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상은 7집 발매 계획에 대해 “예술감독이란 역할을 통해 제가 할 수 있고, 어울리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다”며 “몇 년 전 7집을 준비하다가 엎은 적이 있는데 어울리는 제 언어는 어떤 걸까 찾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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