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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가 17일과 18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크리스 스몰링의 영입을 전하며 실종 아동을 찾았다는 게시글을 함께 올렸다. AS로마 트위터 캡처

지난 17일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 AS로마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특별한 사진이 한 장이 올라왔다. 공격형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30)의 영입 소식과 함께 케냐 출신의 실종 아동을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프로축구 구단과 실종아동이 무슨 관계가 있나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사연은 따로 있었다.

AS로마는 지난 7월부터 미국 실종학대아동센터(NCMEC) 어린이 구호 전화 서비스인 텔레포노 아주로와 손잡고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SNS에 새로운 영입 소식과 함께 실종된 어린이의 사진과 연락처를 배포하는 방식이었다. 이 캠페인을 통해 벌써 2명의 아이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축구가 가진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AS로마의 사례에서 보듯 해외축구 구단에게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한 사회공헌활동(CSR)은 일상에 가깝다. 특히 축구가 생활 자체인 영국, 독일 등 유럽에서는 구단이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운영되기에 서로 떼래야 뗄 수 없는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구단이 지역 사회와 동행할 수 있도록 각 클럽별 파운데이션(재단)의 설립을 권고하고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EPL은 축구를 통한 미래 세대의 성장에 방점을 찍었는데, 어린 학생들과 선수들의 접점을 늘리며 단순 축구기술 전달뿐 아니라 꿈을 함께 키워가는 방식을 장려하고 있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은 ‘토트넘 파운데이션’을 통해 장애인 축구선수 교육 세미나 등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27)이 지난 3월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해 축구 선수를 꿈꾸는 여자 장애 아동들을 만나 트레이닝 세션을 가졌던 게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동네 축구장을 기습 방문해 코칭을 해주는 ‘스트릿 레즈(Street Reds)’, 유아 비만률을 줄이기 위한 ‘잇 웰 윗 맨체스터 유나이티드(Eat well with Manchester United)’ 등의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 8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재단에서 주최한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해 장애 여자 아동 축구 선수들을 위한 트레이닝 세션에 참가한 모습. 토트넘 홈페이지
한 관광객이 지난 9일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의 뵈르테르제 슈타디온에 조성된 스위스 예술가 클라우스 리트먼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이청용이 몸담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VFL 보훔은 과거 소규모 탄광 도시였던 지리적 특성 때문에 생태적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시작한 ‘에코프로핏’은 기업, 지자체, 전문가가 에너지 및 자원 사용을 줄여가는 프로젝트다. 홈 구장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사과나무 심기 등의 프로그램도 보훔의 집중하는 CSR 활동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리그의 SK클라겐푸르트 구단은 기후 변화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획기적인 전시에 홈 구장을 예술 공간으로 내주기도 했다. 스위스의 예술가 클라우스 리트먼은 숲의 중요성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뵈르테르제 슈타디온 피치 위에 300그루의 나무로 우거진 거대한 숲을 조성하고 무료로 관객들에게 공개했다.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한 달간 계속되는데, 구단은 기꺼이 클라겐부르크 근처의 카라반켄블릭 슈타디온을 임시 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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