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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조정래 작가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 이사장은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의혹제기를 ‘헛소리이자 반지성주의적 선동’이라고 매도했다. 채널A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월 중순 “반지성적인 혹세무민 뉴스를 바로잡기 위해 어용지식인이 되겠다”며 재단 명의의 유튜브채널 ‘알릴레오’를 개설했다. 이후 두 달 만에 구독자 70만명을 확보, 보수ㆍ진보를 망라한 정치채널 1위에 올랐다. 대선 출마설에 극구 손사래를 치는데도 정치시장은 그의 ‘티켓 파워’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지난 3월 이 방송에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연했다. 사법개혁이 주제였다지만 출연 자체가 파격이었던 이 자리에서 그는 “(민정수석 일이 끝난 뒤에도) 대통령이 안 놔 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 ‘천기누설’의 죄가 컸던 탓일까. 그는 가족까지 탈탈 털리는 우여곡절 끝에 5개월 전 언질대로 법무부 장관이 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에서 ‘리스크’로 전락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유 이사장이 안타까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낀 모양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던 지난달 말 그는 김해 봉하마을 음악회에서 조정래 작가와 대담하며 “(언론과 야당이) 온갖 억측과 짐작, 희망사항을 결합해 (조국을) 위선자ㆍ이중인격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이자 반지성주의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 앞서 유 이사장은 ‘김어준의 뉴스광장’에 출연해 검찰 수사를 “부적절하고 심각한 오버”라고 비판하고 대학가의 촛불집회도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한다”고 매도했다. 마스크를 쓴 일부 학생들의 정체를 의심하며 노골적인 비아냥을 날리기도 했다. 이어 동양대 총장이 의혹의 키맨으로 떠오르자 전화로 직접 ‘팩트 체크’에 나서는 열성을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최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가 “동양대건 전체가 조국을 압박해 사퇴를 이끌어 내려는 가족인질극”이라고 말한 것이다.

□ ‘싸가지는 없어도 말은 바르게 하는’ 정치브랜드로 명성을 쌓아 온 유 이사장이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왜 이토록 조급하게 나서는지 의문이다. 청와대ㆍ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이 맞서는 현 국면이 ‘조국 정국 3막’이라며 “대통령도, 저도 리스크를 안고가는 것”이라고 자신을 논란의 중심에 둔 것도 묘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똑똑한 분이 이상해졌다”고 비판하고 “조국의 적은 조국이듯이 유시민의 적은 유시민”이라는 야권의 냉소가 나오는 이유일 게다. ‘사이비 언술가’ 비난을 무릅쓰고 진영을 감싸는 유시민의 언행은 낯설다. 마침내 큰 꿈을 꾸는 걸까.

이유식 논설고문 jtino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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