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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신1호 공중전화기. 통신1호는 동전 통이 전화기와 분리돼 있고, 크기도 좀 더 크다. kt링커스 자료.

동전을 넣은 뒤 교환수를 거치지 않고 다이얼만 돌려 전화를 걸 수 있는 무인 옥외 자동 공중전화가 1962년 9월 20일, 서울시청 앞과 화신백화점, 을지로 입구, 중앙우체국, 남대문로터리 등 9곳에 설치됐다. 공중전화는 1902년 서울과 인천, 개성에 설치된 ‘전화소’를 시작으로 이듬해 평양과 수원, 서울 남대문과 영등포(당시 시흥) 등 9곳으로 늘어났지만, 비용도 비싸고(5분 50전) 전화를 쓸 ‘공중’도 거의 없어 대중화하지 못했다. 교환원에게 신청해서 전화를 걸거나 받고 통화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공중전화소’라는 곳이 운영되기도 했다. 1960년대 이전까지 공중전화는 전보보다 빠르고 편리한 대신, 오늘날의 최신 스마트폰은 대지도 못할 만큼 비싼 장비였고, 예외적인 통신 수단이었다. ‘편리’란 것도 전화 관리원의 지침과 교환수의 중계를 통해야 하는 상대적 편리였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962년 공중전화는 별도의 무인 부스에 설치돼 누구나 5원짜리 동전만 투입하면 되는, 명실공히 공중전화 대중화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한국통신전기공업주식회사가 제조한 ‘통신1호 공중전화기’는 기존의 테이블형과 달리 세로로 길쭉한 벽부착형(벽걸이형)이었고, 동전통과 전화기가 분리된 형태였다. 주화식 공중전화기는 그해 6월부터 도입됐지만, 그건 부스형이 아니라 가게 입구에 설치돼 가게 주인이 고장 파손 등을 감시 관리하는 거였다. 88올림픽을 앞둔 1986년 카드 공중전화기와 DDD 시외전화기가, 1995년에는 카드ᆞ동전 겸용 전화기가 잇달아 보급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중전화 사업자 KT링커스 등에 따르면, 2000년 전국 14만여대의 공중전화는 2015년 약 7만대로 줄었다. 사용자가 적은 지역부터 점점 더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KT링커스측은 전국의 공중전화 부스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 전기차 충전 설비를 갖추거나,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 의료장비를 구비하기도 하고, 현금입출금기를 갖춘 곳도 있다. 멀티부스 중에는, 공중전화로서는 무척 자존심 상하는 일일 테지만, 무료 휴대폰 충전기를 갖춘 적도 있다. 공중전화기도 진화를 거듭해 2009년부터는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공중전화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등장했고, 영상통화와 멀티미디어 메일 전송이 가능한 전화기도 일부 군부대에서 시범 운용됐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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