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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국내기업 피해 없게… 日측 대화 원하면 응하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을 한국의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변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일본을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국내 수출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 고시를 이르면 이번 주 관보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난 3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후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등 외부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현재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고, 의결 및 공포만 남겨두고 있다.

현행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는 수출지역을 수출심사 우대국인 ‘가’ 지역과 비(非)우대국인 ‘나’ 지역으로 분류한다. 가 지역에는 미국, 일본 등 29개국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7월 4일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시작했고, 지난달 28일 한국을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정부도 대응 조치를 준비해왔다. 개정안은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하고 신설된 ‘가의2’에 일본을 포함시켰다. 가의2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포괄허가는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예외 경우에만 허용한다. 신청서류는 가의1보다 많고 심사기간은 길어지며 유효기간은 짧아진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을 한국의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에서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변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의견수렴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의 근거나 세부 내용에 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이 없는 채로 절차가 진행된다면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보복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동일하게 대응할 경우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정부가 일본을 제소한 명분은 일본이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국제 통상 규범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한국의 맞대응도 똑같이 간주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일본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를 WTO에 제소했다.

산업부는 그러나 일본이 이번 조치를 WTO에 제소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공조가 어려운 나라를 대상으로 수출통제 지역 구분을 달리해 수출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며 “일본 측에도 고시 개정 발표 전 통보한 것은 물론 여러 경로를 통해 개정 사유 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고시 개정이 이뤄져도 정상적인 용도의 수출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허가를 내줘 국내 기업이 받는 피해가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 개정 이후에도 일본이 대화를 원할 경우에는 언제 어디서든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열린 입장을 고수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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