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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인사 추천 폭을 넓히고 다양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인사데이터를 되살리는 한편 국민추천제를 시행하고, 민간의 인사발굴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해 나가도록 하라”고 지시 한 바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대국민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류효진 기자

‘조국 사태’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청문회 시작도 전에 갖은 의혹과 해명이 오고 갔다. 이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직(職)이 주는 엄중함 때문이었으리라. 이 자리는 작은 범법이라도 큰 흠결이 될 수밖에 없기에 국민의 기준은 더욱 가혹했다. 일단락되었지만 깊은 후유증과 함께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반복되는 인사논란으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의 선발과 검증, 청문제도, 대통령 인사권의 함의, 후보의 국민 대표성 등과 같은 점들은 이제부터 여러가지 논의가 또다시 시작 될 것이다. 그 중에서 후보군 데이터베이스(DB)가 잘 구축되어 있다면 인재풀이 풍부해짐과 동시에 선택의 폭도 넓어져 임명권자는 마음만 먹으면 체계적ㆍ객관적ㆍ시스템적으로 인사를 행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재임 시 인재정보기획관이라는 국장급 직위가 신설되었다. 공직후보자의 발굴 및 조사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분야별 전문가의 능력과 공직 적합도에 관한 기록을 유지하고 민간전문가도 스카우트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이 부서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바로 국가인재데이터베이스(국가인재DB)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이었다.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찾고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 및 정리하는 국가차원의 프로젝트였다. 특히 단순히 인물의 약력, 상훈, 저서를 모으는데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의 말과 글을 시청각 자료로 만들어 인사위원회나 영상면접에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멀티미디어형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쏟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부서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그 자리를 떠나버리고 멀티미디어형 국가인재DB구축 작업은 지지부진해졌다. 특정 정권에 얽매임없이 공직에 어울리는 인재를 발굴하고 관련정보를 수집하여 주요 직위 추천에 필요한 자료를 만드는 데에 고도의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이들이 몇 년 만에 일을 그만둔 이유가 무엇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재DB는 등재된 인재들의 전문성, 프로세스의 객관성 등을 인정받아 매해 활용 건수가 약 20%씩 증가하고 있다. 하나 정작 가장 중요한 고위급 인선에는 체계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이다. 입맛에 맞는 인재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이라도 DB에 등재된 30만명에 달하는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검증하여 향후 국정운영의 핵심인재로 등용되는 길을 넓혀 줄 필요가 있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오직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을 기준으로 공직 인선이 이루어지려면 국가인재DB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직자의 자질은 곧 5,000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경쟁력에 직결되기 때문에 훌륭한 공직인재를 적소적재에 추천하는 인재DB는 국가적 자산이자 미래의 자산이다. 그러나 실상은 선거에 공이 있거나 뜻이 맞는 소수의 인재풀을 기반으로 공직 인선을 단행하고 있다 보니 인사를 담당하는 이들은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어렵게 추천한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임명장도 받지 못한 채 낙마하는 경우가 반복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그 중요성을 알고 2017년 “인사 추천 폭을 넓히고 다양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며 “인사데이터를 되살리는 한편 국민추천제를 시행하고, 민간의 인사발굴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보완해 나가도록 하라”고 지시 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가인재DB를 정권차원에서 운영했다면 이제는 국가차원의 DB로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데이터베이스를 정권이 바뀌었을 때 차기 정부에 넘겨주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의지일 것이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인사권을 오늘과 내일의 모든 국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길 기대해 본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ㆍ성균관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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