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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검찰 ‘조국 수사’ 충돌]
조국, 2기 법무검찰개혁委 등 지시 연이틀 검찰 압박 행보
檢 “수사개입 땐 연판장”… 조국 부인 추석연휴 소환 검토
법무부 장관 인사가 이뤄진 9일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류효진 기자. 배우한 기자. 이한호 기자.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첫날 검찰에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단 구성’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 장관 수사를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의 수사개입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는 불만과 반발이 터져 나왔다. 검찰 수사대상인 법무부 장관과 법무부의 지휘를 받는 검찰총장의 강대강(强對强) 충돌이 이어지면서 결국 한쪽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돌고 있다.

11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법무부 차관은 조 장관이 임명된 9일 강남일 대검 차장에게 ‘윤 총장을 뺀 수사팀’을 제안했고, 비슷한 시기에 이성윤(연수원 23기) 법무부 검찰국장도 대검의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에게 같은 취지의 제안을 건넸다. 법무부는 “지난해 수사 외압 논란 이후 꾸려진 검찰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특별수사팀을 염두에 둔 구상이며 두 간부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 ‘수사팀 제안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예민한 시기인 만큼 언행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제안을 보고 받은 윤 총장은 단칼에 거절하며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두고 공정성이나 부실수사 시비가 있는 게 아닌데도 총장을 배제하자는 제안을 한 것은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검사들은 “법무부가 수사에 개입한다면 평검사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강력 반발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찰 일각에서는 조 장관은 물론 청와대 의중까지 반영된 제안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국장이 비슷한 시점에 따로 제안을 한 것이라 사전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거론됐을 만큼 여권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2004∼2006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바 있다.

법무부는 논란의 와중에 검찰을 압박하는 행보를 늦추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날 △40세 이하 검사와 시민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출범 △검사 비리와 위법사항을 적발하는 감찰제도 개선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등을 지시하며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예고했다. 앞서 조 장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과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2년간 보좌한 이종근 인천지검 차장검사로 검찰개혁 추진 지원단을 구성하면서 사실상 검찰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에 맞서 검찰도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증거를 보강하기 위해 이날 경북 영주시 동양대를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PC반출을 도운 증권사 직원을 소환해 정 교수가 연구실과 서초구 방배동 자택의 PC 하드드라이브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새로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팀은 추석 연휴 기간 정 교수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던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상징하는 조합인 이른바 ‘석국열차’(윤석열+조국)가 궤도를 이탈한 것은 물론 파국을 향해 달리는 양상이 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검 충돌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엄청난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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