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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버스여행]테마관광열차⑥ 인제 자작나무숲 보고 춘천 전통시장 여행
테마관광열차인 팔도장터관광열차 외부.

대한민국 테마관광열차는 무려 13가지. A트레인을 비롯해 DMZㆍEㆍGㆍOㆍSㆍV트레인, 해랑열차, 바다열차, 팔도장터관광열차, 자전거열차, 경북나드리열차, 충북영동국악와인열차까지 있다.

그중 팔도장터관광열차는 2013년 9월 ‘단양구경시장’ 코스를 운행한 이래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전통시장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코레일, 코레일관광개발,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자체가 열차 운임과 관광 비용을 지원하기 때문에 여행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관광지와 전통시장까지 둘러볼 수 있고, 해당 지자체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올해는 전국 15곳(양평 물맑은시장, 정선 아리랑시장, 강릉 중앙성남시장, 춘천 육림고개 상점가, 제천 역전한마음시장, 금산 금산시장, 대전 중앙시장 활성화구역, 부산 국제시장, 부안 상설시장, 고창 전통시장, 순천 아랫장, 광주 1913송정역시장, 포항 죽도시장, 영주 365시장, 사천 삼천포용궁수산시장)으로 운행한다.

◇영등포역->춘천역->인제행(오전 8시 44분~오후 12시 30분)

보통 춘천행 열차는 용산역이나 청량리역에서 타지만, 팔도장터관광열차는 전세 열차라 영등포역에서 출발한다. 열차에 탑승하면 도시락을 제공하는데 대부분 점심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기차에서 도시락 먹는 재미에 빠진다. 그 사이 전통시장 청년몰의 히트 상품을 판매하는 간식 카트가 지나간다. 광주 1913 송정역시장 청년몰에서 판매하는 ‘한입 김부각(3,000원)’을 골랐다. 기대 이상으로 고소하다. 창밖으로 펼쳐진 북한강을 바라보며 스르르 잠들었다가 춘천역 도착을 알리는 안내방송에 깨어났다. 인제에는 기찻길이 없다. 연계 버스로 갈아타고 1시간 30분을 달려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에 도착했다.

팔도장터관광열차에서 제공한 점심 도시락.
◇고생 끝에 하얀 천국,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오후 12시 30분~3시 30분)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예전에 소나무 숲이었다. 솔잎혹파리 피해로 벌채한 뒤 1989년부터 자작나무 70만그루를 심어 명품 숲으로 탄생했다.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자작나무는 단단하기로 박달나무에 버금가고, 조직이 촘촘한 덕분에 해충에도 강해 공예품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가는 길.
순백의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풍경.
하늘을 빼곡하게 가린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코스는 간단하다. 왼쪽 임도(원대임도 2.7km+3코스 1.2km)나 오른쪽 임도(원정임도 3.2km+자작나무숲 진입코스 0.53km)로 한 바퀴 돌아온다. 자작나무숲으로 가는 길은 인생사와 비슷하다. 1시간 넘게 오르막길을 걷다 쉬어가기를 반복한다. 가쁜 숨을 몰아 쉬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즈음, 산행의 고생을 잊을 만큼 황홀한 비경이 펼쳐진다. 하늘을 뒤덮을 만큼 촘촘한 순백의 나무가 다른 세상에 온 듯 이국적이다.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어도 자연 포토존이다. 황홀한 풍광에 감탄사를 연발하다 벤치에 앉으면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속담이 딱 이 경우가 아닐까 싶다.

◇하늘을 걷는 듯 아찔한, 소양강 스카이워크(오후 5시~5시 30분)

자작나무숲을 뒤로하고 한참을 달려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에 도착한다. 길이 156m 투명 바닥 아래로 북한강 푸른 물이 넘실거린다. 하늘을 걷는 듯한 아찔함에 반응도 제각각이다. 살금살금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러 호들갑스러운 비명으로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전망대 끝에 서면 드넓은 강 한가운데에 중도와 소양2교가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춘천이 왜 호반의 도시인지 알겠다.

길리 156m 소양강 스카이워크. 바닥은 투명유리로 되어 있다.
스카이워크에 서면 중도와 소양2교가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낭만시장ㆍ제일종합시장ㆍ명동닭갈비골목ㆍ육림고개…춘천 전통시장 투어(오후 5시 40분~7시 20분)

이제 본격적인 시장 탐방이다. 주관사에서 제공한 온누리상품권(5,000원)과 소양강 스카이워크 입장권을 사면 주는 춘천사랑상품권(2,000원)을 더해 7,000원이 생겼다. 춘천낭만시장, 춘천 제일종합시장, 명동닭갈비골목, 육림고개 어디든 사용 가능하다.

온누리상품권(5,000원)과 춘천사랑상품권(2,000원). 춘천 전통시장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춘천 명동닭갈비골목 입구.

상품권에 돈을 보태 명동닭갈비골목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낭만시장에서 특산품을 구입한다. 좀 더 특별한 여행을 원한다면 육림고개 상점가를 추천한다. 춘천에서 가장 큰 육림극장이 2006년 문을 닫으면서 급격히 쇠락해가던 육림고개는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상인 육성 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4명의 청년이 가게를 열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홍보로 시장이 되살아나고, 빈티지한 분위기는 관광객을 불러 들였다.

춘천 육림고개는 개성 넘치는 상가가 입점해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꼬삔이깜장식빵의 딸기잼 맛 무지개식빵.

육림고개 상가의 ‘꼬삔이깜장식빵’은 마니아들 사이에 ‘빵지순례’ 코스로 꼽힌다. 갖가지 천연 재료로 색을 낸 무지개식빵(6,000원)은 방부제를 넣지 않은 건강한 빵으로 소문난 대표 메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매력이다. 이외에도 골목골목 개성 넘치는 가게를 기웃거리다 보면 어느새 특산품과 먹거리가 양손 가득 들려 있다. 돌아오는 열차는 오후 7시 40분 춘천역을 출발해 9시 38분 영등포역에 도착한다. 팔도장터관광열차의 상세 운행 정보는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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