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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새로운 사령탑이 된 최인철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며 단상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선수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최인철(47) 신임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오는 10월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선임 직후 불거진 선수 폭행 및 폭언 의혹이 커지자 일단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최 감독 사퇴에 따른 향후 계획을 10일 밝힐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최 감독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선임소위원회에 여자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단 의사를 밝혔고, 협회는 최 감독의 뜻을 존중해 사퇴를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협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일(선수 폭행 및 폭언)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시간이 오래 지난 일이라고 해서 없던 일이 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협회는 최근 6년 넘게 여자 대표팀을 이끌어왔던 윤덕여(58) 전 감독의 후임으로 최인철 전 인천 현대제철 감독을 선임했으나 최 감독이 WK리그에 참여할 때 선수 여러 명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선수 폭행설이 상당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인사검증에 철저하지 못했던 협회는 물론, WK리그 때 벌어진 사안을 사전에 파악하거나 조치하지 못한 한국여자축구연맹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판곤 위원장은 “(여자대표팀)감독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감독의 역량 검증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부족했다”고 했다. 그는 “향후 대표팀 감독 자격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여자연맹 고위 관계자는 “최인철 감독과 관련한 사건은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됐다”며 “그간 (여자축구계 비위에 대해)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온 제보에 대해 대응해 왔으나 지난 일을 들춰 논란으로 번진 점은 아쉽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협회는 이에 앞서 최 감독 후임 인선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일간지 레퀴프는 8일(현지시간) 레이날드 페드로스(48) 전 올랭피크 리옹 여자팀 감독 말을 인용해 “한국 쪽에서 접촉해 왔다”며 “대표팀 운영 등 감독직과 관련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페드로스 감독은 최 감독 선임 과정에서 최종후보에 오르지 않았던 감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드로스 감독은 1993년부터 1996년까지 프랑스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고, 재작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리옹 여자팀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위민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페드로스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는 여자축구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고, 리옹 감독에서 물러난 뒤 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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