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자동차 블로거 ‘쭌스’의 푸조 508 SW 시승기

입력
2019.09.06 07:38
수정
2019.09.06 11:12
자동차 블로거 쭌스가 푸조 508 SW의 시승에 나섰다.
자동차 블로거 쭌스가 푸조 508 SW의 시승에 나섰다.

푸조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브랜드의 감성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백 세단인 푸조 508이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왜건 모델인 ‘푸조 508 SW’가 데뷔하며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왜건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한민국 시장에도 푸조 508 SW가 출시되며 푸조 라인업에 힘을 더하고 있다. 자동차 블로거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블로거 ‘쭌스’는 과연 푸조 508 SW를 어떻게 평가할까?

왜건의 무덤, 고루한 존재감

푸조 508 SW의 시승에 앞서 국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실제 대한민국 시장은 ‘왜건의 무덤’이라 할 만큼 시장 규모 및 활성도는 무척이나 낮다.

국산 브랜드들이 왜건 모델을 시장에 내놓지 않은 것이 이러한 처참한 상황을 잘 반영한 것이다. 되려 이런 상황에서 꾸준히 왜건을 선보이고 있는 볼보, 푸조 등에 감사할 정도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브랜드들이 선보이고 있는 최신의 왜건 모델들이 기능은 물론이고 디자인과 가족을 위한 차량이라는 아이덴티티를 품는 등의 변화를 통해 왜건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하게 피어난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의 디자인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기본적으로 푸조 508 자체의 디자인이 우수했던 만큼 이를 고스란히 이어가며 고유한 매력을 과시한다.

측면과 후면의 차이가 있는 것이 눈길을 끄는데, 늘어난 전장,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왜건 차체의 매력이 상당하다. 차량의 전체적인 균형감이 개선된 것은 물론이고 깔끔한 디테일도 우수한 모습이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깔끔한 차체의 디자인, 그리고 고유한 스타일이 더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및 테일 게이트 등의 디자인을 통해 ‘매력적인 왜건’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만족감이 예상됐다. 아무래도 전륜구동 차량이라 차량의 무게 밸런스가 앞쪽에 쏠려 있을 텐데, 왜건 타입이라 전후 밸런스가 한층 개선되어 이후 주행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기본적인 디자인이나 구성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없으나 푸조 508 SW만의 존재감을 강조할 수 있는 ‘고유한 디테일’이 더해졌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여전히 매력적인 i-콕핏의 공간

푸조 508이 선보였던 실내 공간은 i-콕핏을 기반으로 해 기존의 푸조와는 완전히 다른, 그러면서도 글로벌 경쟁 모델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기조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508 SW의 실내 구성은 여전히 고급스럽고 만족도가 높다. 세단과 동일한 구성이지만 안전을 위한 소프트 우레탄 소재와 센터페시아의 고급스러운 토글 버튼, 사용의 편리성이 높은 버튼의 구성과 배열 등은 i-콕핏에 대한 노력이 매우 성공적임을 잘 보여준다.

다만, 소프트 우레탄 소재의 특성인 먼지가 잘 달라 붙고, 피부와 접촉 시 화장품이 금세 묻어나 오염이 된다는 점은 표면 처리가 추가되면 어떨까 한다.

공간은 평이한 모습이다. 시트가 탑승자에게 나에게 맞추라고 하는 것 같은 조금 쎈 느낌은 적응이 필요해 탑승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시트 포지셔닝 또한 세단 대비 높아진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나 시각적, 촉각적으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은 칭찬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2열의 거주성은 확실히 좋다.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차체 사이즈 대비 충분히 만족스러우며, 넓은 트렁크 공간은 도심은 물론 아웃도어, 레저활동에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운 구성이다.

전동식 테일게이트 또한 입구가 매우 크고 넓어서 짐을 싣고 내기리 편하다. 가장자리에 위치한 레일을 통해서 짐들을 고정할 수 있고, 1,780L라는 용량은 SUV가 아니면서 다양한 짐을 실어야 하는 아빠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매력적인 프렌치 왜건

푸조 508 SW의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긴 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린 508 SW는 부드러운 회전질감에 운전자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한 엔진의 리스폰스는 복잡한 도심에서부터 여유로운 주행 환경까지 이렇다 할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177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출력은 차급에 잘 맞는 모습이다.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독일 차량 대비 조용한 엔진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사운드를 잘 차단했다.

푸조의 디젤 엔진은 사라져가는 클린 디젤 시장에서 ‘지금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며, 효율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라고 해도 좋다. 푸조 디젤은 타면서 기름값 걱정은 아마 시작과 끝까지 모두 하지 않을 것 같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급격한 오르막 등에서는 다소 느긋한 출력 곡선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는 특정한 구간이 아닌 이상 편안함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잘 어울리는 출력을 보여주어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디젤 엔진에 합을 이루는 변속기 역시 만족스럽다. 다단화된 기어비는 물론이고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 감성을 연출해 그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한다.

왜건 차체로 인해 달라진 무게 밸런스는 주행 상황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며 기본으로 적용되는 미쉐린 사의 파일럿 스포츠 4의 존재감도 명확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매치업이지만 주행 가치 및 재미를 강조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

한편 후륜에 증가된 전장과 무게는 차량의 움직임을 한층 고급스럽게 완성했다. 세단이 경쾌하고 스포티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508 SW는 유연하면서도 진중하게 구현된다.

여기에 만족스러운 제동 성능은 차급과 포지셔닝에 잘 맞는 모습이다. 초반부터 일정한 담력으로 후반에 이르기까지 이질감을 느낄 수 없고, 부드럽게 또는 격하게 브레이크를 작동해도 꾸준히 제 성능을 발휘하니 ‘매력적인 왜건’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왜건의 매력을 알리는 존재, 푸조 508 SW

508 SW는 세단이 아닌 왜건을 선택하게 만드는 ‘터닝 포인트’와 같은 존재다. 투박한 형태가 아닌 완성도 높은 스타일과 매력적인 주행의 즐거움을 기반으로 하는 감성적인 부분까지 ‘자동차의 매력’을 명확히 드러낸다.

다양한 아웃도어, 레저활동을 즐기면서도 SUV가 아닌 스타일리쉬한 세단의 장점을 누리고자 하는, 그러면서도 우수한 효율성과 드라이빙의 즐거움까지 원하는 소비자라면 푸조 508 SW은 최고의 파트너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글: 자동차 블로거 ‘쭌스’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