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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링의 강도는 태풍 매미나 루사보다는 약하겠지만 서울에는 역대급 피해를 남길 수도 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링링이 ‘특급‘ 경계 대상이 되고 있는 건 예상 이동 경로가 1,300명의 이재민을 낳았던 2010년 곤파스와 매우 닮아 있어서다. 강도는 곤파스보다 더 강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북진 하고 있는 링링은 중심기압 940 헥토파스칼(hPa)로 중심부근에서는 최대 초속 47m의 바람이 부는 매우 강한 등급이다. 크기를 의미하는 강풍반경은 370㎞로 중형에 해당한다.

기상 전문가들이 주시하는 부분은 링링의 북상 경로다. 링링은 7일 새벽 최대 풍속 초속 4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을 동반하며 제주 서쪽 해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서해안을 훑으며 북상, 서울 부근을 지날 때도 중심 부근에는 초속 37m 안팎의 강력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문일주 센터장은 “태풍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든 경험이 적었던 수도권은 링링 정도의 바람으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가을 장마로 지반이 젖은 상태에서 또 많은 비와 바람이 동반되면 산사태 등의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링링이 서쪽으로 더 치우쳐서 북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수도권은 덜하겠지만 연안지역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당국은 링링의 북상 경로가 과거 우리나라에 많은 피해를 입혔던 2010년 제7호 태풍 곤파스와 유사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시 곤파스는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제주 서쪽 바다를 지나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다. 서울 부근에 상륙한 후 중부지방을 관통, 동해 상에서 소멸하는 과정을 밟았는데 당시 곤파스는 중간 강도였지만 큰 피해를 남겼다. 무려 6명의 사망자와 1,3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670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태풍의 흐름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태풍 오른쪽은 더 강한 바람이 부는 ‘위험반원’으로 분류된다. 곤파스는 서해로 들어오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한반도 상당 지역을 위험반원에 포함시키면서 큰 피해를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비슷한 경로를 거쳐 2000년 8월 31일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던 쁘라삐룬도 적지 큰 피해를 남겼다.

한반도 근접 시점을 기준으로 볼 때 링링의 강도가 곤파스보다 더 강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우려 지점이다. 곤파스의 경우 서울 부근 상륙 시점의 최대 풍속이 초속 27m 안팎으로 링링보다 위력이 크게 약했다. 게다가 이동 길목의 해수면 온도가 높을수록 태풍의 세력이 오래 유지되는데 최근 해수면 온도가 곤파스 때보다 더 높다는 게 기상당국의 관측이다.

기상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6일 낮부터 8일 오전까지 제주도, 남해안과 서해안 및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며 “옥외 간판 추락 등 시설물 피해 및 안전사고와 수확기에 접어든 농작물 피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주변 기압계 등의 변수로 인해 태풍의 북상 속도가 느려질 경우 영향권에 드는 시간이나 태풍 강도 등에 변동이 생길 수 있으므로 향후 발표되는 태풍 정보를 적극 참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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