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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서 열린 ‘조선시대 과거제 재현행사’에 참석한 한 유생이 돋보기로 옥편을 찾아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얼마 전에 ‘어떤 사전을 찾으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이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요즘 실제 종이책 사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서 쓰게 된 글이었다. 이번에는 비슷하게 떠오른 것이, 과연 ‘한자 사전’인 ‘자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한자를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늘어놓고 글자 하나하나의 뜻과 음을 풀이한 책이 바로 ‘자전(字典)’이다. 비슷한 말로는 ‘자서(字書)’, ‘자림(字林)’, ‘자휘(字彙)’ 등이 있다. 이전에 사전의 다른 이름들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는데, 그때 살펴봤던 ‘어전(語典)’, ‘사서(辭書)’, ‘사림(辭林)’ 등과 비슷한 이름이다. ‘자전’은 ‘옥편(玉篇)’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원래 ‘옥편’은 중국 양나라의 고야왕이 편찬한 자전의 책명이다. 그러나 이 ‘옥편’이 너무 유명해져서 ‘자전’을 통칭하는 명칭으로도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어 어휘에서 한자어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어릴 적 한자 공부를 하다가 옥편에서 한자를 찾으려면 부수로 해당 한자를 찾거나, 글자의 총 획수를 찬찬히 세어 해당 획수 안에 있는 글자를 찾았다. 한자의 ‘음(音)’을 알면 그 한자를 찾는 것이 조금 더 수월했던 기억도 난다. 그러나 요즘은 이런 옥편을 찾아보는 것이 힘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옥편 찾는 방법을 쓸 일도 거의 없는 것 같다. 요즘 한자를 가장 손쉽게 찾는 방법은 필기 인식이 되는 화면에 직접 그 한자를 따라 써 넣는 것이다. 아마 요즘 어린 학생들에게는 ‘옥편’이란 이름이 꽤 낯설지도 모르겠다. 사전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는 옥편이나 자전도 이렇게 우리 주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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