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일제당 레이싱 서주원, '2019년의 경험을 2020년의 성과로...'

입력
2019.09.03 07:55
제일제당 레이싱의 서주원은 어느새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제일제당 레이싱의 서주원은 어느새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강원 국제 모터페스타가 열렸다.

대회의 중심에는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카테고리인 '스톡카', ASA 6000 클래스가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 나이트 레이스에서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제일제당 레이싱의 서주원을 만날 수 있었다.

과연 서주원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Q 올 시즌의 상황을 돌아본다면?

서주원(이하 서): 시즌을 돌이켜 보면 분명 좋은 성적도 있었고, 의미있는 기록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매 경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제 겉으로는 많이 내색하지는 않지만 체력, 정신 모두 힘들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혼자가 아닌 팀이기 때문에 버티고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것 같다.

분명 어려운 환경이지만 팀원들 모두가 함께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드라이버 스스로도 더욱 힘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분위기와 흐름이 좋은 결과를 낳으 것이라 생각한다.

Q 올 시즌의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서: 올 시즌 전체적으로 본다면 '금호타이어'에서 한국타이어로 변화된 부분이다. 우리처럼 타이어를 변경한 팀들이 모두 겪는 일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부족이 올 시즌 내내 팀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레이스카의 기본적인 셋업은 물론이고 상황 마다 달라져야 하는 타이어 사용 등에 대한 부분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는 물론 팀원들 모두가 해당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로 이번 경기부터 레이스 엔지니어 없이 드라이버와 미케닉들의 의견과 판단으로 레이스카를 셋업하고 운영하는 상황이 되었다. 선수 개인의 역량, 경험을 키우는데에는 좋은 기회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Q 육체적인 어려움은 어떤 의미일까?

서: 앞서 말한 것처럼 타이어로 비롯된 레이스카 셋업의 부재로 인해 필요 이상의 긴장, 근력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 부분은 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경험의 문제인 만큼 드라이버가 견뎌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더욱 강한 드라이버가 되고자 한다.

Q 연령대가 비슷한 팀 메이트, 김동은의 강점은 무엇일까?

서: 아무래도 레이스에 대한 시선이나 지금껏 성장하면서 겪었던 레이스의 형태나 기억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무척이나 경쾌하고 빠르다는 점은 분명 큰 강점이다.

게다가 (김)동은이 형의 경우에는 나이는 어릴지 몰라도 분명 경험 부분에서는 여느 베테랑들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이기 때문에 경험에 대한 이야기나 조언도 만히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Q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한 것 같다.

서: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프로 데뷔 초만 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의 빈도가 상당히 적었는데 올 시즌 ASA 6000 클래스만 하더라도 정말 많은 젊은 선수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베테랑들은 더욱 노려해지며 관람객들에게는 현재의 즐거움은 물론이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짧게나마 해외 레이스를 경험했는데 국내 레이스에 접목하면 좋은 게 무엇이 있을까?

서: 아마 많은 선수들이 레이스 운영이나 규정 관리, 그리고 심사 등에서 국내 특유의 방식을 따르지 말고 글로벌 방식으로 바꾸자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레이스가 끝나고 난 후 각 팀의 관계자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하는 애프터 파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해당 레이스에 대한 기술적인 마무리는 물론 감성적인 마무리, 그리고 각 팀과 팀원들의 교감과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프로 데뷔 직후의 인터뷰에서 F1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금의 '서주원의 미래'는 무엇일까?

서: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어떤 상위 클래스에 오르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레이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리고 레이서가 되고 싶은 후배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한다.

과거 류시원 감독님이 팀 106를 통해 선보였던 슈퍼루키처럼, 회사를 통해 후학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마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레이서 서주원의 결혼, 무엇이 달라졌나?

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한다. 레이서 활동과 요식업에 아내와의 일이 더욱 추가되어 조금 더 바빠진 것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사실 일이 많아진 것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경기 때마다 나를 챙겨주는 아내가 있다는 점, 그리고 결혼 그 자체로 더욱 안정적인 삶이 있다는 점은 너무나 행복하다.

앞으로도 일과 레이스, 그리고 가정을 모두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Q 끝으로 올 시즌의 각오가 궁금하다.

서: 가장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올 시즌은 많이 배우고 다치고, 넘어지려고 한다. 그래야 내년에 더욱 성장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좋은 경험으로 삼고 내년에 더욱 강력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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