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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겪어본 적 없는 격동기…불안해도 원칙대로 가야”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연합뉴스

한일군사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정부가 종료하기로 한 발표를 두고 미국과 일본, 국내 보수파들이 안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 국립외교원장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칙대로 가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지소미아를 보면) 지금까지 정보를 우리가 일본에게 준 것이 훨씬 많았다. 우리가 공급자, 일본은 수요자였다. 현실적으로도 한미일 티사(TISA)라고 해서 정보교환협정이 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종료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원장은 “미국은 사실상 중국이 가장 큰 변수이고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를 많이 가지는 게 좋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소미아 종료가) 하나의 무기를 잃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반응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김 원장은 오히려 지소미아 종료로 “한ㆍ미ㆍ일 동맹의 한계를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한미일 느슨한 군사협력은 오케이지만 한미일 동맹으로 갈 수 없다는 부분에 선을 그은 의미”라고 그는 풀이했다. 중국을 반대하거나 봉쇄하려는 동맹에 들어가면 우리나라가 중국을 적으로 보는 것이어서 경제적,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되므로 거부한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것이다.

정부가 미군기지 조기 반환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김 원장은 “과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평, 동두천 (미군기지) 이런 부분에 대해 미국은 이미 평택으로 다 옮겨갔는데 환경문제 이런 비용 때문에 후속 조치가 마냥 느려지니까 주민들이 괴롭다. 이 부분을 공론화시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고,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를 침범하는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김 원장은 “미, 중, 일, 러라는 4강의 문이 동시에 이렇게 급격하게 열린 적은 없다. 충분히 불안해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 자체가 지금 바뀌고 있고, 그 핵심에는 미중 갈등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우리가 미래 비전을 준비하는 격동의 시기”라고도 했다.

김 원장은 “이런 격동의 시기일수록 원칙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슈 별로 우리한테 자꾸 미국이냐 중국이냐 선택을 강요하게 되면 한쪽을 적으로 만들게 된다”며 “예를 들어 자유무역을 지원하면 보호무역에 치우치는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국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원칙들을 이슈 별로 가기 전에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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