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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왼쪽)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피고인인 박근혜(67) 전 대통령과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씨가 모두 2심 판결을 다시 받게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은 2심에서 무죄로 선고된 혐의 중 일부가 유죄 취지로 파기됨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임 중 뇌물죄를 범한 경우 그에 속하는 죄와 다른 죄를 분리 선고해야 하지만 원심은 이를 병합해 하나의 죄로 선고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에는 공직자의 뇌물죄의 경우 선거권 및 피선거권 제한과 관련되기 때문에 반드시 분리해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1ㆍ2심 재판부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파기 후 2심에서는 환송 전 원심에서 심리한 것 중 확정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대해 심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해서도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삼성이 제공한 뇌물액 규모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판결 중 무죄로 봤던 부분을 추가로 뇌물로 인정했다. 삼성이 최씨 측에 제공한 말 3필과 관련해 소유권 자체를 넘겨준 것으로 보고 말 구입액 34억원을 뇌물로 판단했고, 이 부회장의 2심 판결에서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 혐의액 16억원도 뇌물액으로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뇌물 인정액은 2심 판결보다 50억원이 늘어났다.

대법원 또한 최순실씨에 대한 2심 판결도 일부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파기 환송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비용을 받은 혐의(뇌물)와 대기업들에 미르ㆍK스포츠 재단 후원금을 내라고 압박한 혐의(직권남용ㆍ강요)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대통령은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 최씨는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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