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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책 ‘386세대 유감’(김정훈, 신나리, 김항기, 웅진지식하우스)과 ‘불평등의 세대’(이철승, 문학과 지성사)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파악하며 공교롭게도 386세대에게 똑같이 눈길을 향한다. ‘386세대 유감’은 시대의 수혜자인 386세대가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미필적 고의’가 있으며 그들이 과거 꿈꾸었던 세상을 위해 세대 독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불평등의 세대’ 또한 386세대가 한국 사회의 정치권력과 시장권력 모두를 독점해 온 과정과 여기서 야기된 세대간 불평등을 데이터 분석으로 밝힌다. “기업 조직의 정점에 오른 386세대와 ‘전투적 조합주의’ 노조를 건설한 386세대는 이념적으로 상호 이질적인 집단이지만 두 집단 모두 ‘동아시아 위계 구조’를 철저히 이용하여 현재의 권력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국의 ‘시장’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유주의적 경쟁 시장이 아니라, 위계적으로 분단되고 분절되어 이념ㆍ가문ㆍ학벌ㆍ인맥으로 엮이고 통합된 ‘동아시아 위계 조직’들 간의 카르텔”에 가까우며 ‘시장’뿐 아니라 ‘정치’ 영역도 그러하다는 주장이다.

‘계급’이 아닌 ‘세대’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파악하며 386세대가 누려온 권력과 향후 책임을 말하는 두 책은 마침 현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의 선명한 밑그림처럼 겹친다. 부동산과 펀드 투자, 사학재단 운영, 자녀 입시 문제에 관한 여러 의혹이 보수 정치인들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은 큰 실망과 분노를 일으켰다. 386 ‘세대’는 정말 한국 사회의 새로운 ‘계급’이었던 것일까. 지금껏 그들에게 부여된 도덕성, 공공성, 공정성, 윤리성 등 가치는 그들의 권력을 유지시켜준 허울에 불과했던 것일까.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86세대가 자녀 세대를 생각해서라도 세대간 권력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장 서 나아가는’ 담쟁이는 ‘가장 여린 잎과 줄기’이고, ‘진초록 굵은 줄기’는 ‘어린 줄기를 받쳐 주는’ 게 생명의 이치다. 여린 잎과 줄기가 뻗어 나아갈수록 담쟁이 넝쿨은 담을 타고 하늘 높이 오른다.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ㆍ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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