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사흘 사이… 바른미래당 “조국 이틀간 청문회” 중재안

입력
2019.08.25 17:52
수정
2019.08.25 20: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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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ㆍ한국당 줄다리기 속 절충안 부상… 나경원 “사흘 고집않고 협의”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25일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한 채 신경전만 이어갔다.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각종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려면 사흘간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6일까지 일정 합의가 안 되면 27일 한국당을 뺀 ‘국민 청문회’를 열겠다고 맞섰다. 이에 ‘이틀짜리 청문회’가 절충안으로 떠올랐지만,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내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하루 청문회를 주장하는 건 ‘하루만 버티자’는 얄팍한 작전”이라며 “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해소할 자신이 있다면 3일 청문회를 즉각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 기간을 ‘3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무총리가 아닌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이틀 이상 치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대했다. 민주당은 9월 2일 이전에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청와대가 국회 보낸 날(14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증인 채택과 청문회 출석 요구 등 실무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내 청문회 개최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조국 이슈’를 9월 추석 연휴(12~14일)까지 끌고 가려는 한국당과 그 전에 정리하려는 민주당의 이해가 충돌하는 셈이다.

바른미래당은 ‘이틀 청문회’로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관례 대로라면 조 후보자 청문회를 하루 동안 하는 게 맞지만, 상황 타개를 위해 26일쯤 열릴 여야 원내수석 회동 때 2일간 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사흘 청문회를 고집하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불발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프리패스로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전재희 보건복지부ㆍ안병만 교육부ㆍ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노무현 정부에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여야 정쟁 탓에 청문회 없이 장관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올해 초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이 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이에 한국당은 이틀 청문회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사흘 청문회를 고집한다기보다 탄력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두었다. 물론 청와대와 민주당의 수용 여부가 남아 있다. 민주당이 ‘8월 중 청문회 개최’ 입장에서 물러선다면 9월 2일 전후에 하루짜리 청문회를 여는 것에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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