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으로 한일 갈등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갈등이 무역에 이어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게 됐다.

일본의 반응은 예상대로 분노와 당혹스러움을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등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을 유감스럽게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고,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28일로 예정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시행령 시행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에 대한 추가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장은 일본이 어떤 수위의 맞대응 조처를 취하는지가 관심사다.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을 대폭 늘리거나 한국에 대한 통관 절차를 이전보다 훨씬 강화하는 간접적 규제 강화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지난달 시작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 이후 일본이 두 차례 승인했던 품목의 수출을 다시 중단할 수도 있고 관세 인상과 송금 규제, 비자 발급 기준 강화 등도 예상할 수 있다.

한국으로서도 안전ㆍ식품 부문 등에서 일본에 대한 맞대응을 예고하고 실제 관련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 두 나라가 서로 경쟁적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면 경제 갈등이 다양한 부문에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ㆍ일 관계의 경색 장기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대형 악재임이 분명하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소미아 종료로 일본의 조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경제 어려움이 길어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본의 추가 보복이 이뤄진다 해도 우리 경제 역량에 비춰보면 극복 못 할 충격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안과 환율ㆍ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단계별 비상대책을 정비하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현재 추진 중인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등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는 등 중ㆍ장기 대책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 영역 전반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을 줄이는 데 만전을 기하는 것이 당국이 할 일이다.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