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쓴 유리병 편지, 50년 만에 알래스카서 발견

입력
2019.08.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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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타일러 이바노프가 8월 초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러시아 선원의 편지.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어를 통역해달라고 부탁했고 이내 편지의 작성자인 아나톨리 프로코페비치 선장을 찾아냈다. 타일러 이바노프 페이스북 캡처
미국인 타일러 이바노프가 8월 초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러시아 선원의 편지.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어를 통역해달라고 부탁했고 이내 편지의 작성자인 아나톨리 프로코페비치 선장을 찾아냈다. 타일러 이바노프 페이스북 캡처

1969년 한 러시아 배의 선장이 유리병 속에 넣어 바다에 띄운 편지가 50년이 지난 후 미국 알래스카 해변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는 18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에 사는 타일러 이바노프가 8월 초 북서쪽 약 966㎞ 떨어진 시슈마레프 근처에서 장작을 모으다 69년 작성된 편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편지는 코르크 마개로 입구를 막은 푸른색 유리병에 들어있었으며, 안에는 러시아어로 적힌 편지가 들어있었다. 러시아어를 몰랐던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계 누리꾼들에게 해석을 부탁했다.

몇몇 누리꾼의 해석을 통해 편지는 69년 6월 20일 러시아 배 술락에 승선했던 선원이 쓴 것으로 밝혀졌다. 편지에는 “러시아 극동함대 BRXF 술락호에서 인사를 남긴다. 이 병을 발견한 분에게 감사드리며 블라디보스토크 43번지 BRXF 술락 승무원에게 답장을 부탁한다. 당신의 건강과 장수, 행복한 항해를 기원하며”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 작성자인 아나톨리 봇사넨코 선장이 8월 초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편지 작성자인 아나톨리 봇사넨코 선장이 8월 초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소식을 접한 러시아 매체들은 편지를 쓴 사람을 추적해 아나톨리 봇사넨코 선장을 찾아냈다. 봇사넨코 선장은 현재 86세로, 50년 만에 편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66년 해당 배의 건조 과정을 감독했고, 70년까지 배를 몰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바노프는 이후 SNS에 “이렇게 작은 사진 한 장이 이야기로 발전하는 과정이 아주 멋졌다”라며 자신도 편지를 병에 담아 바다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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