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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 과천 과천과학관 어울림홀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부실학회로 의심되는 곳에 공동저자로 논문을 투고해 벌어진 논란에 대해 당시에는 부실학회라고 판단할 만한 시스템이 부족했다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제자와 함께 저술한 컴퓨터 회로 설계 관련 논문을 ‘국제 연구 및 산업 연합 아카데미(IARIA)’에 발표했는데, IARIA가 ‘비올리스트’ 등 일부 해외 학회 검증 사이트의 부실 의심 목록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제자는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포르투갈에서 열린 학회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이와 과련, 15일 최 후보자는 입장자료를 통해 “우선 이 건은 전적으로 본인의 불찰임을 명확히 해 두고 싶다”며 “연구주제의 특이성에 비추어 해당 학술대회는 적절해 보였으나, 부실학회에서 운영하는 학술대회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점은 전적으로 지도교수인 본인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직접 IARIA에 참석한 것은 아니며, 당시 기준으로는 정상적 학술대회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도 학생이 학회로부터 사전 리뷰(학회가 선정한 석학들이 논문 게재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를 받고 참석해 논문을 발표한 정상적인 학술활동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세계적으로 부실학회가 문제가 된 것이 미국이 ‘오믹스(OMICS)’를 제소한 2016년 무렵이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와셋(WASET)’, 오믹스가 문제가 됐다”며 “논문 투고가 이뤄진 2012년 11월 당시로서는 부실학회 여부를 의심하기 어려웠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 측도 일부 의심 목록에 포함됐다고 해서 부실학회로 확정 짓기는 어려우며, 부실학회가 운영하는 모든 학술대회를 부적절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미국의 경우 참석자를 조치하기 위해 특정 학회를 부실학회로 확정하기 보다는 과장광고로 연구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 오믹스 단체를 제소해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특정 학회를 부실학회로 확정하거나 참석 자체를 이유로 제재 조치한 사례는 외국에도 없다”고 밝혔다.

학회 자체보다는 개인 연구자의 학술활동, 연구수행 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부실학회가 문제가 됨에 따라 와셋, 오믹스 등 대표적 2개 학술단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건강한 학술활동이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학회 참석 전 사전조사, 학회 참석 중 학술활동, 참석 후 후속활동 등에 대해 상세히 소명을 받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출장비 회수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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