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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세계 최고의 기능인을 가리는 '제45회 카잔 국제기능올림픽' 참가 국가대표들이 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공개 공간에서 적응훈련에 여념이 없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극복하려면 산업생태계를 혁신해야 하고, 산업 혁신을 이루려면 노동력의 역량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연합뉴스

어제가 광복절이었다. 3ㆍ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된 해에 마치 준비했듯이 일본 정부가 우리 경제가 여전히 일본보다 취약한 지점을 공격해온 상황이다. 이번 대응 과정에서 우리 부품ᆞ소재ᆞ장비 산업의 취약한 생태계를 보완하고 혁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었다. 그런데 산업혁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급한 대로 부품ᆞ소재ᆞ장비산업에 대해 R&D를 지원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산업과 기업의 스마트 혁신을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의 역량 혁신이 관건이다.

이미 우리나라 제조업의 혁신은 최근 중요한 국가정책으로 실행되고 있다. 스마트 공장을 만들기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정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기술ᆞ설비 혁신에만 치우친 나머지 실제로 일본보다 결정적으로 부족한 인력 혁신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공장에 대한 지원도 가장 부족한 것은 새로운 설비나 장비를 들여온 이후 이를 운영할 사람들의 교육훈련이다. 설치된 기계의 값어치는 올라갔지만 인력을 제대로 키워 고생산성을 이루고 그래서 고임금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니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거나 외국인 노동에 여전히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번 일본발 경제 보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많이 지적하는 문제도 사람의 역량과 관련이 있다. 왜 일본제품을 수입하는지 물어보면 비슷한 기술에 비슷한 제품을 만들고는 있지만 결정적인 품질 보장이 안되기에 일본 제품을 쓰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산업현장에서 품질의 결정적 차이는 과학기술 수준의 차이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사람이 가진 역량의 차이이다. 장인 수준의 직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인력 대비 산업용 로봇 활용도에서 한국이 압도적 1위이고 그것도 제조강국 일본이나 독일의 두 배에 달한다는 현실은 바로 사람의 역량 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 산업현장에서 사람의 역량이 경시되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 대기업에서는 노사 간 협력과 성과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단기적 이해타산에 함몰되어 있고 중소기업들은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다보니 사람을 키우는 데 관심이 적다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원ᆞ하청 상생 기반 부족,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생산방식 등 많은 이유들이 있다.

다양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려면 대립적 갈등을 줄이고 장기적인 비전 공유를 해야 한다. 특히 사람의 역량은 쉽게 투자하길 기피하는 공공재이기에 대ㆍ중소기업 간, 노사 간, 정부ᆞ기업 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하다. 즉 인적 자본의 수준만이 아닌 사회적 자본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혁신이 촉진된다. 사회적 자본은 명령으로 형성될 수 없고 쌍방ᆞ다방 간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산업현장의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방안에 공감하고, 추진전략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을 넘어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었다. 그러자면 우리가 일본보다 부족한 것을 메꾸어야 한다. 산업현장으로 좁혀 보더라도 정부ᆞ기업ᆞ노조 간의 낮은 신뢰, 겉도는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 인력을 스마트하게 바꿀 수 있는 일터 혁신의 지체 등 당장 일본을 넘어서야 할 과제가 많다.

예상으로는 이번 일본과의 경제전쟁이 우연적이거나 일회적인 성격은 아니다. 전 세계 경제의 협력 게임이 끝나고 각자도생의 전략이 전개되는 과정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특히 강대국들과 맺은 분업구조가 해체되고 변형되는 위기 요인들을 직시해야 한다.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완결적인 혁신생태계가 중요한데, 사람의 역량은 산업 혁신을 완성하는 필수 요인이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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